소고기 무관세수입 가격인하 미미
임미애 의원
할당관세 효과 분석
정부가 수입소고기 가격 인하 효과를 기대하며 일시적으로 관세없이 수입했지만 가격인하 효과는 미미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임미애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7일 “세수펑크로 나라곳간이 비어가고 있는데 정부는 효과도 불분명한 할당관세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며 “할당관세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실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은 ‘할당관세 수입업체별 배정현황’(2020~202424년)을 분석한 결과 당시 할당관세를 적용한 7월 이후 수입산 소고기 가격은 할당관세 적용 전보다 오히려 가격이 상승했다.
당시 농식품부는 “현재 소고기 수입 물량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상황이지만 수출국 현지 가격상승 및 세계적 인플레이션 영향 등으로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소고기 도입단가가 평년에 비해 약 40% 높게 상승해 수입 소고기를 원료로 사용하는 가공·유통업체뿐만 아니라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도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할당관세 도입배경을 밝혔다.
농식품부는 소고기 수입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수입 소고기를 대상으로 7월 20일부터 할당관세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관련 업계에서는 수입 소고기 가격안정을 위해 이를 적극 활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당시 10% 수준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관세와 16% 수준의 호주산 소고기 수입관세는 모두 관세율 ‘0’ 수준으로 낮춰 무관세 도입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1600억원 규모 관세수입을 포기했고, 154개 수입업체가 관세할인 혜택을 받았다.
동원홈푸드 75억원, 신세계푸드가 37억원, 대상 혜성프로비전 50억원, 롯데상사 16억원, 이마트 8억7000만원, 대상 네트웍스 2억7000만원, CJ프레쉬웨이 1억5000만원 등 대기업 계열사 7개 업체도 할당관세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효과는 적었다. 임 의원실은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를 바탕으로 할당관세 적용 전후 수입소고기 가격을 비교했다. 2022년 미국산 냉동갈비(100g 기준)의 경우 소비자가격은 4277원에서 8월 4284원, 9월 4271원, 10월 4340원, 11월 4232원으로 4개월간 대체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산도 7월 4447원에서 8월 4487원, 9월 4393원, 10월 4427원, 11월 4486원, 12월 4474원으로 대체로 올랐다.
당시 소고기 평균 수입단가는 kg당 7월 9.0달러, 8월 8.9달러, 9월 8.5달러, 10월 8.2달러, 11월 8.3달러, 12월 8.4달러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는데 소비자 가격 인하 효과는 보이지 않았다.
임 의원은 “할당관세 지원에도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이유를 수입업자가 관세인하분을 소비자가격에 적극 반영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물가인하를 위해 시행한 관세지원의 대부분을 소비자가 아닌 수입업자·유통업자가 가져간 셈”이라고 지적했다.
정연근 이명환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