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기념사
다시 새로운 시대를 대비할 때입니다
내일신문 창간 31주년을 맞아 주주 독자 임직원들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내일신문은 밥일꿈 정신으로 무차입 경영, 독립 논조, 작지만 강한 언론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래는 이전과는 또 다른 여정이 될 것입니다. 국제정세와 경제상황은 언론사 경영에 혹독한 겨울을 만들 것 같습니다.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와 AI 기술에 발 빠르게 대처
세계정세는 혼돈입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중동 전쟁, 기후위기, 미중간의 무역전쟁, 글로벌 공급체인 재편, 미국 대선, 경제불황 징조 등 사방에서 어려움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우리 내수경제는 소비지수, 가계부채, 카드 연체율, 자영업·중소기업 폐업 등 어느 것 하나 좋은 것이 없습니다. 이를 해결할 지도력은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도 위기입니다. 우리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 경제지표들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 국채 수익률곡선이 역전됐다가 정상화되면서 불황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비와 가계저축도 줄었습니다. 신용카드 부채는 사상 최대로 집계됐습니다. 연체율도 2011년 이후 가장 높습니다. 고용침체도 우려됩니다. 미국 노동부 보고서에 따르면 7월 구인이 전월보다 23만7000건 줄었고, 해고는 전월보다 20만2000건 늘었습니다.
우리의 수출 주력인 반도체도 위험합니다. 일본 구마모토 1공장 완공 후 2,3 공장 증설과 미국 애리조나 공장 건설로 TSMC의 매출 점유율이 지난해 59%에서 올해 62%로 늘었고 2,3공장을 가동하면 점유율은 7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텔의 파운드리 재건에 미국 정부가 보조금 85억달러, 대출 11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아마존도 인텔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은 엔비디아 칩 사용을 금지할 정도로 자국 반도체 기술을 급성장시켰습니다. 2014년에 만든 약 63조원 규모의 국가 반도체 투자펀드에 더해 올해 약 65조원 규모로 투자펀드를 다시 조성했습니다.
미래는 인공지능(AI)이 언론뿐 아니라 세상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입니다. AI가 특이점(싱귤래리티)에 거의 다달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에 닿고 두 개가 융합되는 지점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크즈와일(Ray Kurzweil)은 특이점이 2045년에서 2029년으로 당겨졌다고 평가합니다.
오픈AI가 2022년 챗GPT를 출시한 후 AI가 보편화됐습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은행(St. Louis Fed) 보고서에 따르면 올 8월에 미국인의 약 40%가 생성형 AI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챗GPT 출시 2년만입니다. 인터넷이 출시 후 5년, PC는 출시 후 12년 만에 비슷한 채택률에 도달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릅니다.
우리 자신의 변화와 혁신
다가오는 변화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31주년을 맞아 다음과 같이 변화하고자 합니다.
첫째, 내부 인력구성에 변화를 줄 것입니다. 직종간 팀간 벽을 깨고자 합니다. 마케팅실 일부 직원들이 편집국에 합류해 기존과 다르고 폭넓은 시각을 취재에 적용할 것입니다.
둘째, 깊이 있는 콘텐츠를 위해 정년이 지난 직원들도 계속 근무하게 하는 전문계약직제를 실시합니다. 오랜 시간 축적된 능력으로 충실한 지식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 제도는 정년 후에도 장기근무하는 직장문화를 선도할 것입니다.
셋째, 우리는 온라인에 거듭 투자해왔습니다. 31주년에는 e내일신문 독자가 총 독자의 절반을 넘도록 하려고 합니다. AI를 편집국에 도입해 보도자료 기사 작성, 외신번역과 기사 작성 등을 이번 기에 실시하고자 합니다. 비편집국 부문도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일 것입니다. 기술로 경기침체를 극복하고자 합니다.
안팎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내일신문은 지난 몇년 간 순익을 90억~100억원정도(이익율 30~35%) 냈습니다. 영업이익(이익율 20~25%)뿐만 아니라 투자를 통한 영업외수익도 창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주관리 경영시스템을 통해서 지속가능성을 더욱 높여나갈 것입니다.
내일신문 31주년을 맞아 임직원 주주 독자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기념사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문진헌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