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김대남 의혹’ 고강도 감찰 '용산 꼬리' 보일까

2024-10-08 13:00:12 게재

한 대표 “감찰 진행, 필요하면 법적 조치”

‘공격 사주’ 배후에 용산 존재 여부 주목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대남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한 배경을 놓고 여권에서는 “용산(대통령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한동훈 공격 사주’ 배후에 대통령실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심이다.

발언하는 한동훈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연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던 김대남씨는 지난 7월 ‘서울의소리’와 통화하면서 한 대표가 비대위원장 시절 당비를 들여 본인의 이미지 조사를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은 국민의힘 총선백서팀이 여의도연구원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확보된 내용으로 알려졌다. 총선백서팀 조사 내용이 외부로 유출된 뒤 김씨의 ‘한동훈 공격 사주’에 활용됐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이날 “김대남씨 또는 관련자들이 하고 있는 행동들은 용납될 수 없다”며 “감찰을 진행하고 필요한 경우 법적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씨의 ‘공격 사주’와 총선백서팀 조사 유출 과정을 반드시 규명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한 대표가 진상규명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는 건 의혹 배후에 ‘용산’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국민의힘 당직자는 7일 “총선백서팀 조사 내용이 외부로 유출된 과정을 조사하면 용산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 주변에서는 총선백서팀→대통령실→전당대회 경쟁후보 캠프 경로로 총선백서팀 조사 내용이 유출되면서 한 대표를 겨냥한 공격에 활용됐을 것으로 의심한다. 7.23 전당대회 당시 일부 후보는 TV토론에서 한 대표에게 이미지 조사 여부를 추궁했다.

다만 당 자체 조사만으로 유출 경위를 밝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무감사위에게는 수사권이 없는 데다, 김씨가 지난 2일 탈당한 데 이어 7일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직까지 사퇴하면서 조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대표 주변에서는 추가로 공개되는 김씨의 녹취에 주목한다. 7일 오마이TV를 통해 공개된 녹취에서 김씨는 “용산은 십상시 같은 몇 사람 있다. (김건희) 여사가 자기보다 어린 애들을 갖고 쥐었다 폈다 하며 시켜먹는다” “이번에 당선된 조OO, 그 다음에 강OO 그런 애들” “여사와 가까운 몇 명, 황OO, 동해의 황 회장 아들이고”라고 말했다.

한편 한 대표는 8일에도 김대남씨를 언급하면서 진상규명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 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국민의힘 당원이던 김대남씨와 국민의힘을 극단적으로 음해해 온 유튜버 등의 공격 사주 공작이 계속 드러나는걸 보면서, 당 대표로서 당원들과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그런 공작들에도 불구하고 당원들과 국민들께서 압도적으로 선택해 맡겨주셨다. 새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잘 하겠다”고 밝혔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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