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포괄적 전략 동반자’ 최고 단계 격상
윤 대통령 “공동 번영 파트너로서 전방위 협력”
5년간 4만명 아세안 인재 양성-이공계 장학생 초청
이시바 일 총리와 정상회담 … “관계 발전 논의”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수립을 선포했다. 이는 아세안과 대화관계 수립 후 35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또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현안을 논의한다.
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동남아순방 중 마지막 국가인 라오스에서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최고 단계 파트너십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SP)’ 수립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은 공동 번영의 파트너로서 전방위적이고 포괄적인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서 협력할 방향으로 전략적 안보 협력 확대, 디지털 전환과 기후대응 협력 확대, 아세안의 미래세대에 투자 방침을 밝혔다.
특히 미래세대 투자 관련해선 △아세안의 ‘성장의 사다리’가 이어지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확대(향후 5년간 총 4만명의 아세안 미래 인재 양성) △이공계 첨단분야 장학생 초청 사업 추진 등을 제시했다.
그 외에도 오는 11월에는 한·아세안 국방장관회의를 최초 대면으로 개최해 아세안의 사이버안보 역량 강화 지원을 비롯한 전략적 공조와 안보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과 아세안은 1989년 대화관계를 수립해 차근차근 협력 단계를 높여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순방 전 기자들과 만나 “한·아세안 관계는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면서 “(CSP 수립은) 한·아세안 관계가 이제 최상의 상태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증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35년 간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해 온 협력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한·아세안 협력의 전방위적 확대를 모색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35년 간의 한·아세안 협력 관계는 경제 측면에서 두드러졌다. 아세안 지역과 한국의 교역규모는 1989년 82억달러에서 2023년 1872억달러로 23배 뛰었다. 투자는 9200만달러에서 74억달러로 80배, 인적교류는 28만명에서 1018만명으로 37배 늘었다.
이날 열리는 한일정상회담도 많은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 회담은 이시바 총리 취임 후 9일 만에 열린 회담이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현안 논의보다는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개선된 한일 관계 흐름을 확인하는 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관계를 어떻게 더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해서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대통령은 라오스 순방이 진행되는 11일까지 일본 외에도 베트남, 태국, 캐나다, 호주, 라오스 등과 양자회담을 갖는다.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찾은 리창 중국 총리와는 별도 양자회담을 갖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엔티안=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