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시설 종사자 41% 잠복결핵 상태

2024-10-14 13:00:01 게재

일반검진 대상자의 두배 … 예산 전액 삭감으로 목표 달성 2048년 가능

우리나라 결핵 발생률은 세계적으로 최상위권 불명예를 안고 있다. 재발의 경우 생명을 위태롭게 해 퇴치해야할 질환이다.

우리나라의 결핵환자 수가 2023년 기준 1만9540명(인구 10만명당 38.2명)을 기록하며 OECD 38개 회원국 중 발생률 2위, 사망률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관리예산 전액 삭감 등으로 정부가 목표로 삼는 2030년 퇴치는 어려워 보인다. 현 감소추세라면 2048년 쯤 돼야 가능할 듯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보윤 의원(국민의힘·비례)이 대한결핵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잠복결핵감염 검진치료 강화방안’ 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결핵 현황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핵환자 감소율은 코로나19 기간인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0.8%~19.4%를 유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된 2023년에는 4.1%로 급격히 둔화됐다. 2024년에도 5% 미만의 감소율이 예상돼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는 제3차 결핵관리종합계획을 통해 2027년까지 인구 10만 명당 결핵환자 수를 20명 이하로, 2030년에는 10명 이하로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매년 17%의 감소율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감소 추세로는 목표 달성이 2048년으로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돌봄시설 종사자들의 높은 잠복결핵 감염률이다.

2024년 8월 말 기준 교직원과 산후조리원 아동복지시설 의료기관 등 돌봄시설 종사자 1만5076명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 잠복결핵 양성률이 40.8%로 나타났다. 일반 의무검진 대상자의 양성률 18.0%의 두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다.

최 의원은 “산후조리원 어린이집 등 돌봄시설 종사자들의 결핵 발생률이 일반 국민보다 현저히 높은 상황에서 정부가 2024년과 2025년 돌봄시설 종사자 검진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는 취약계층의 감염 위험을 방치해 심각한 공중보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잠복결핵감염은 활동성 결핵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소다. 조기발견과 선제적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돌봄시설 종사자들은 결핵 발병 시 영유아와 같은 취약계층에 전파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철저한 검진과 치료를 통한 전염 차단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부의 2024년 잠복결핵감염 검진 예산 전액 삭감으로 인해 결핵환자의 조기발견과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 의원은 “결핵 퇴치라는 국가적 목표 달성을 위해 고위험군에 대한 주기적 검진 체계 구축과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며 “결핵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인력과 예산을 확충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23년 통계에 따르면 집단시설 접촉자의 결핵 발병위험은 일반인보다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핵 신환자는 1만9540명으로 10만명당 38.2명이었다. 하지만 집단시설 접촉자 8만6302명의 결핵발생률은 10만명당 117.0명을 기록했다.

김규철 이명환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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