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도둑이 경찰 괴롭히는 국감”, 이재명 “윤 정부 역사왜곡”

2024-10-14 13:00:01 게재

국감 2주째 여야 난타전 계속

한 “민주당 사법방해 행위 이어가”

이 “망언인사, 파면하고 사과해야”

국정감사가 2주째 접어든 가운데 국감장은 여당과 거대야당의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4일 ‘도둑이 경찰을 괴롭히는 국감’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역사왜곡’이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과 대화하는 이재명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민석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민주당, 셀프질의로 경찰 압박” =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모 의원이 자기를 선거법 위반으로 수사한 경찰들을 국감장 증인으로 세워 괴롭히려 하고, 지난 금요일 국감에서는 셀프 질의로 경찰을 압박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의 국정감사가 도둑이 경찰을 괴롭히는 국감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및 국가수사본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이상식 의원이 자신의 친인척이 연루된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질의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한 대표는 “게다가 이 사람은 경찰 출신이다. 한심하기 짝이 없고, 국가에 해를 가하는 이런 행태가 민주당 전반으로 번져가고 있는 것 같다”며 “정신 차리라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또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유죄 판결이라는 예고된 급변 사태를 두고 각종 사법 방해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 중인 이 대표를 옹호하며 “미국에서의 배심원 재판이었다면 불공정 기소와 굴욕적 대우로 판단돼 ‘적법절차 파괴’로 결론 났을 일들의 연속”이라고 주장한 것을 직격했다.

한 대표는 “미국 이야기까지 하는 것을 보면 민주당도 이제는 대한민국 사법부에선 이 대표에게 유죄가 선고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제가 확신을 가지고 조언하면, 미국이었다면 민주당이 지금 하는 것처럼 수사하는 검찰을 압박하고 재판하는 사법부를 공격하고 핵심 증인을 회유했다면 민주당의 아주 많은 사람이 이미 사법방해죄로 감옥에 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정부 인사, 헌법정신 부정 심각” = 민주당은 지난주 국감에서 있었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광동 진실과화해위원장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비판을 쏟아부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일제강점기 선조들의 국적이 일본이라는 극언을 했는데 이건 ‘내선일체’를 말하는 것 아닌가”라며 “김광동 진실과화해위원장은 ‘5·18 북한개입설’을 또 꺼내 들었다고 한다. 미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역사왜곡·헌법정신 부정이 국민들 인내심의 한계를 넘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망언을 일삼는 인사를 즉각 파면하고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국가 정통성을 훼손하는 친일·뉴라이트 바이러스를 공직에서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민주당에서는 이런 반국가적·반국민적 언행을 하는 사람들이 공직을 맡을 수 없도록 법안을 냈다”며 “최선을 다해 빨리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내수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 사면초가의 위기 상황”이라며 “그런데 경제부총리는 또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소리를 했다는데 뭐 하는 분인지 모르겠다. 말만 한다고 좋아지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시중에 ‘김포조’라는 말이 있다. ‘김장 포기 조’라는 뜻으로 배추가 너무 비싸 김장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현장 상황을 당국자들이 잘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료 살피는 한동훈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며 자료를 보고 있다. 왼쪽은 추경호 원내대표.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오늘 법사위서 채상병 사망 사건 등 추궁 = 국회는 이날 법제사법·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행정안전 등 12개 상임위원회에서 국정감사 2주 차 일정에 돌입한다.

국감 첫 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놓고 공방을 벌인 여야는 2주 차 국감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난타전을 펼칠 전망이다.

야당은 법사위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정감사에서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함께 최근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른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 중이다.

여당은 경기남부경찰청 등을 대상으로 한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경기지역화폐 운용사인 ‘코나아이’의 특혜 의혹,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 이 대표의 경기지사 재직 시절 불거진 각종 의혹들을 거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부각할 방침이다.

한국방송공사(KBS)와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문화방송(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국감이 예정된 과방위에서도 여야는 KBS의 수신료 분리 징수, 보도 편향성 논란 등을 놓고 양보 없는 공방을 펼칠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대상 산업위 국감에선 체코 원전 수출을 둘러싼 금융 지원 의혹,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을 두고 여야 격돌이 예상된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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