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주민 불안 고조…긴장하는 지자체
납북자가족 ‘대북전단 살포’ 예고
경기도·파주 대책회의 “강력 대응”
연평도 주민대피시설 24시간 개방
북한의 ‘남한 무인기 평양침투’ 주장과 남북 연결도로·철도 폭파로 남북 대치상황이 악화되면서 접경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납북자가족모임이 다음주 파주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겠다고 밝혀 지자체들도 긴장하고 있다.
17일 경기도와 파주시 등에 따르면 ‘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는 파주시 문산읍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에서 ‘납치된 가족 소식지 보내기’ 행사를 진행한다며 이달 말까지 경찰에 집회신고를 했다. 1970년대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된 가족들로 구성된 연합회측은 남북 양측에 문제 해결을 호소하기 위해 오는 22~23일 사이 대북전단 5만장을 살포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같은 전단을 대통령 국무총리 대법원장 국회의장 등 100여명에게도 우편으로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합회측이 대북전단을 살포하겠다는 파주시 문산읍은 경기도가 지난 16일 ‘위험구역’으로 설정, 공고한 곳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이 김포·파주·연천 등 접경지역 내 11곳의 위험구역에서 대북전단 살포행위 단속에 들어갔다.
경기도는 17일 오후 도 북부청사에서 ‘대북전단 살포방지 대책수립 관련 유관기관 회의’를 열고 파주시 김포시 연천군 군부대 경기북부경찰청 등과 대책을 논의했다. 현재 대북전단 살포는 항공안전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유권해석이 나온 상태다. 도 특사경은 “위험구역에서 전단 살포가 이뤄지지 못하도록 현장에서 제지할 것”이라며 “경찰과 함께 단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주시도 대북전단 살포 행위에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파주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 “일부 탈북민 단체 등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대북전단 살포 행위가 북한의 오물풍선 및 대남확성기 소음 공격으로 이어져 파주시민들의 평온과 안전, 나아가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경기도 특사경과 공조해 대북전단 살포 지점에 대해 순찰을 강화하고 신고접수 시 현장대응 및 형사고발 등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합회측은 행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자칫 충돌이 예상된다. 연합회는 다음달에도 강원도 고성군 거진 앞바다에서 대북전단 5만장 살포 행사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연평도를 방문해 안보상황을 점검했다. 서해 5도 중 북방한계선(NLL)과 가장 가까운 연평도는 2010년 11월 북한의 포격 도발로 큰 피해를 입었던 곳이다. 당시 북한군 해안포 진지에서 시작된 포격이 1시간 가까이 이어지면서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고 60명이 부상을 당했다.
북한의 포격 도발 후 정부는 대연평도 7곳, 소연평도 1곳에 모두 1700여명의 주민을 수용할 수 있는 현대식 대피시설을 구축했다.
최근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연평도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비상상황 시 주민들이 언제든지 대피할 수 있도록 연평면사무소 관리 아래 대피시설 8곳을 24시간 개방하고 있다. 옹진군은 연평도 대피소마다 CCTV를 설치하고 관리자를 지정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북한은 더 이상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며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안보가 위중한 시기에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곽태영 김신일 기자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