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충전금 ‘낙전수입’ 연간 500억 육박
시효 만료 후 기업에 귀속
예금·보험금은 환급되는데
이강일 의원 “법적 보완 시급”
티몬, 카카오페이, 티머니 등 선불충전사업자(선불업자)가 거둔 선불충전금이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시효 만료로 기업 수익으로 돌아가는 ‘낙전 수입’도 연간 500억원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강일 의원(더불어민주당, 청주 상당구)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선불업자(총 82개사)의 선불충전금 총액은 △2019년 약 1조6700억원 △2020년 2조1586억원 △2021년 2조9934억원 △2022년 2조4771억원 △2023년 2조692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상반기에는 이미 약 2조8890억원을 기록해 연간 기준으로 거의 6조원에 육박하는데 이는 2019년 선불충전금 총액 대비 약 246% 증가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선불충전금을 거둔 기업은 카카오페이로 5581억원(19.3%)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에스엠하이플러스 2987억원(10.3%), 한국조폐공사 2841억원(9.8%), 네이버파이낸셜 2782억원 (9.6%), 티머니 2159억원(7.4%)으로 집계됐다.
이렇듯 선불충전금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가운데 선불업자의 ‘낙전 수입’도 확대되고 있다. 낙전 수입은 소비자가 구매한 정액상품을 다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사업자에게 발생하는 부가 수익을 의미한다.
상법 제64조에 따라 상사시효 5년이 지나면 소비자가 사용하지 않은 금액은 사업자에게 귀속된다. 이는 시효가 지나 휴면처리된 예금·보험금이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돼 환급 및 조회가 가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강일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주요 선불업자(총 33개사)가 벌어들인 낙전 수입은 △2021년 약 443억원 △2022년 421억원 △2023년 489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며, 2024년 상반기에 이미 239억원에 달했다.
가장 많은 낙전 수입을 올린 업체는 티머니로 전체 금액의 47.7%인 114억원에 이른다. 다음으로는 에스엠하이플러스 23억원(9.6%), 이동의즐거움 21억원(9%), 마이비 19억원(7.9%), 한국문화진흥 13억원(5.4%)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낙전 수입이 기업의 수익원으로 귀속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선불충전금이 증가하는 추세에 대응해 합리적인 낙전 수입 처리방안 마련 등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법적·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