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북 파병 규탄’ 결의안 낸다는데…속내는 달라
국힘, 결의안에 ‘대북 제재 강화 촉구’ 내용 포함
민주 “윤정부 ‘갈라치기 외교’가 빌미 제공” 비판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대규모 병력을 파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야 모두 ‘북한군 파병 규탄’ 결의안을 낸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는 듯 하지만 이를 지렛대 삼아 여당은 대북 제재 강화를 촉구하는 반면 야당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 대표발의로 ‘북한의 러시아 파병·군사도발 규탄 및 대북 제재 강화 촉구’ 결의안을 21일 발의했다. 러시아 파병과 함께 최근 계속돼온 오물풍선 부양과 비무장지대 내 철도 폭파 등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대북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결의안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오전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경호 원내대표는 “북한이 최근 오물풍선, 동해선·경의선 철도 폭파, 러시아 파병과 같은 무모한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북한이 보이고 있는 일련의 무리한 도발행위들은 모두 김정은 독재정권의 초조한 심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무능하고 부패한 김정은 일가에 지친 북한 주민들의 분노와 적개심을 바깥으로 돌리기 위한 술책”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글로벌 확산과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을 뿐 아니라 전문가들은 북한이 파병으로 쌓게 될 실전경험과 러시아가 파병 대가로 제공할 수도 있는 첨단 핵심 군사기술 등을 대남도발에 사용할 가능성마저 경고하고 있다”면서 “국민의힘은 최근 비무장지대 내 철도 폭파, 러시아 파병 등 김정은 독재정권의 야만적 만행을 규탄하는 국회 결의안 채택을 추진한다”면서 야당의 초당적 동참을 촉구했다.
민주당 역시 같은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군 파병 규탄 및 중단 촉구’ 결의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행위”라며 “북한과 러시아의 이같은 행위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병력을 보내는 것을 당장 중단하고 철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안보 상황이 악화한 것은 윤석열 정권의 책임도 크다”면서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서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함께 싸우면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또 미국, 폴란드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한국산 폭탄을 우회 지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러시아를 자극하는 것은 물론 적대국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윤석열식 갈라치기 외교가 북러 군사동맹의 빌미를 제공한 요인 중 하나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라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북한에서 러시아에 병력을 보내는 것에 대해 대응한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직접 지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전쟁을 하고 있는 나라에 무기를 수출하는 것은 우리나라를 위기로 빠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서 민주당은 전쟁하고 있는 나라에 살상무기를 보낼 때는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면서 “국익을 생각하면서 국민의힘도 동의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