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행감 증인신청 ‘눈길’
김어준·신장식 등
문다혜씨도 검토
다음달 서울시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있는 서울시의회가 역대급 증인신청으로 눈길을 끈다.
25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4일 회의를 열어 25명의 행정사무감사 증인신청을 의결했다.
김어준·신장식·주진우씨 이름이 우선 눈에 띈다. 세 사람은 교통방송 TBS 간판 프로그램 진행자들이다. 증인신청 사유는 편파 방송문제로 TBS를 폐국 위기로 몰고 간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이들 외에도 이강택 전 대표이사, 송지연 노조 지부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증인으로 채택되면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출석 의무를 지게 된다.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출석요구를 받은 증인이 정당한 사유없이 출석하지 않거나 선서 또는 증언을 거부할 경우 300만원 이상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TBS는 시의회의 지원 조례 폐지 이후 서울시로부터 받던 출연금이 중단됐고 지난달 서울시 출연기관에서 해제됐다. 새 임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폐국 위기에 놓인다.
관심을 모으는 또 다른 증인은 최근 넷플릭스에서 화제를 모았던 ‘흑백요리사’에 출연해 주목을 받았던 안성재 셰프다. 안 셰프가 운영하던 레스토랑 ‘모수’는 최근 4년 연속 서울미식주간 선정 음식점에 뽑혔다. 이와 관련 서울시가 홍보하는 ‘서울미식 100선’의 공정성을 검증하겠다는 게 증인채택 사유다.
문재인 전 대통령 딸 문다혜씨도 증인으로 검토됐다. 문씨는 영등포역 근처에 있는 본인 소유 오피스텔을 활용해 불법 숙박업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불법 관광숙박업의 경우 관할 지자체에 계도·단속 권한이 있고 이를 근거로 문씨를 증인으로 부르려 했다.
하지만 최종 증인 채택은 되지 않았다. 야당에서 부적절하다는 반론이 제기되면서다. 문씨 증인 채택 문제는 향후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민주당쪽에선 ‘철회’라고 주장한 반면 증인 신청을 찬성한 국민의힘측에선 “반대가 많아 일단 ‘보류’한 것”이라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행감을 준비 중인 한 서울시의원은 “국회는 무분별한 증인신청으로 문제가 되고 있지만 주목도가 낮았던 시의회는 오히려 열심히 뛰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며 “다만 국회가 만든 정치쟁점을 지방의회로 가져오는 식이 아닌 서울시 정책·사업 검증이라는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 행정감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