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는 사람 없는데 파는 집만 늘었다

2024-10-28 13:00:12 게재

매수세 계속 감소 3.7%

서울 매물 1만건 증가

집값이 오르면서 집을 팔려는 사람이 늘고 사려는 사람은 줄고 있다.

28일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매도세는 59.9%였지만 매수세는 3.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우위지수가 43.7로 일주일 전보다 1.9 내렸다. 매수우위지수는 부동산시장에서 집을 사려는 사람이 얼마인지 나타낸 지수로 0~200사이에 분포한다. 매수자가 많을수록 200에 가깝다.

매수우위지수는 8월 70.5를 기록한 후 두달 연속 하락하고 있다.

주택을 팔려는 매물 건수는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건수는 8만7268건으로 지난해 10월에 비해 1만건 이상 증가했다. 매물건수는 여름철 하락세를 넘어 9월부터 8만가구대로 올라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이 오르는 반면 정부의 대출규제로 사려는 사람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부의 디딤돌대출 정책 혼선 등으로 수요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책모기지까지 포함한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으면서 디딤돌대출에 대한 ‘방 공제’ 등이 일시 유예됐다”며 “이 때문에 이미 계약금을 치르고 잔금 마련을 준비하던 실수요층에서의 혼란이 가중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방 공제’는 주택구입시 세입자가 있다는 전제로 세입자의 보증금 일부를 우선 반환해야 하는 금액을 대출 금액에서 빼는 제도다.

매도물량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면서 주택가격은 상승세가 둔화됐다. 특히 서울지역 주택가격 상승폭이 전주에 비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이 10월 셋째주(21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은 0.02%, 전세가격은 0.05% 상승을 기록했다. 전주(0.02% 상승)과 비교하면 같은 가격이다. 반면 서울은 상승폭이 0.11%에서 0.09%로 축소됐다. 전주 가격 상승에 비해 적게 올랐다는 뜻이다.

가격 오름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들도 늘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6으로 9월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9월 119로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후 오름세가 다소 꺾였다.

그러나 소비자의 집값 상승 기대는 여전한 상태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년 후 주택가격에 대한 소비자 전망을 반영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하락을 예상하는 것보다 많다는 의미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김성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