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결국 교부세 2조2000억원 감액
세수결손 중 51% 불용
야당·지자체 반발 예상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결손에 따른 지방교부세 감액이 결정됐다. 감액 규모는 예상보다 절반으로 줄었지만 지자체들이 받을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국회 지적에도 불구하고 추경 편성이 아닌 불용 방식을 택해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가 28일 발표한 ‘국세 재추계 결과에 따른 지방교부세 조정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예산 대비 지방교부세 감소액 4조3000억원 중 약 49% 수준인 2조1000억원을 교부하기로 했다. 불용액은 2조2000억원이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세수결손액 11조6000억원 가운데 3조4000억원을 다른 재원에서 충당해 실제 7조2000억원을 최종 감액(불용)했다. 올해도 같은 방식으로 세수를 조정해 감액 규모를 줄인 셈이다.
하지만 올해 결손액 4조3000억원을 모두 해결하지는 못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교부세 감액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우려가 잇따르자 “올해 예상되는 지방교부세 결손액을 감액 없이 교부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교육교부세에 비해서는 감액 비율이 높지 않다. 올해 교육교부세 감소액 5조4000억원 가운데 실제 교부액은 약 20% 규모인 1조1000억원에 불과하다. 한순기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교육교부금 교부액은 20% 수준인데 지방교부세를 50% 가까이 교부하기로 한 것은 열악한 지방재정 상황에 대한 고려”라고 말했다.
하지만 2년 연속 세수결손이 발생하면서 지자체들은 심각한 재정부담을 안게 됐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예산 2조2000억원이 불용 처리되면서 감액추경 지방채발행 등 후속대책이 불가피해졌다. 또한 지난해 결손액이 내년, 올해 결손액도 2년 뒤 예산에 반영되기 때문에 재정 충격이 해를 거듭할 수록 쌓여가는 것 또한 부담이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행안부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날 지방교부세 조정방안이 발표된 직후 고기동 차관 주재로 긴급 시·도 기획조정실장 회의를 개최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행안부는 우선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순세계잉여금 등 지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가용재원을 활용하도록 했다. 또 연내 집행이 어렵거나 지연되는 사업 예산은 삭감하거나 집행이 가능한 예산으로 변경하는 등 적극적인 세출구조조정을 검토하도록 했다. 다만 어려운 재정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장 민생사업과 취약계층 지원사업이 위축되거나 삭감되지 않도록 당부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는 지자체들의 경우 정부가 지방채 인수(저리 전환) 등 지원방안을 적극 마련해 대응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회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결손에 대해 불용 방식으로 올해 예산을 감액해 논란이 불가피해졌다. 올해 국감에서는 정부가 추경을 거치지 않은 불용 방식에 대해 강하게 문제제기 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추경을 거치지 않은 불용 처리 방식의 당해연도 지방교부세 감액을 금지하는 내용의 지방교부세법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정일영·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등도 정부의 일방적 교부세 삭감이 위법이라며 정부를 몰아붙였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