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공공금고, 농협·신한 독과점”

2024-10-28 13:00:25 게재

전체 545조원 중 81% 차지 ‘양극화’ 우려

“지방금고와 지역경제 선순환 모델 만들어야”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이 공공금고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독과점화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공공금고 유치를 위해 협력사업비를 통한 과열경쟁으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28일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금융감독원, 시중은행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17개 시·도교육청 금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전체 545조원 중 362조원인 66.4%를 차지했고 신한은행이 14.8%인 81조원을 확보했다. 두 은행이 공공금고 시장의 81%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대부분 복수 금고(일반회계와 특별회계·기금 분리)를 지정하는 17개 시도의 금고 중 농협과 신한은행이 각각 39.4%, 12.1%를 차지하며 두 은행이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7개 시군 금고 중에서는 농협이 67.7%인 174개, 신한은행이 7.7%인 20개를 확보해 점유율이 75%를 넘어섰다. 17개 교육청 중에서 농협은 74.1%인 16개의 금고를 확보하고 있다.

김 의원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지자체, 교육청 등 공공금고 시장의 독과점화가 여전한 가운데, 갈수록 치열해지는 금융권의 금고경쟁이 자금력을 앞세운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한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과점 판단 기준으로 ‘1개사 시장점유율이 50%이상’이거나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이 75%이상’일 경우를 제시하고 있다. 공공금고 유치를 위한 은행간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금고 유치 계약을 하면서 지자체나 교육청에 제공하는 협력사업비 경쟁으로 옮겨 붙어 있다. 12개 은행이 금고유치를 위해 제공하기로 한 협력사업비는 6749억원에 달하고 이중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2222억원과 2345억원을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은행의 협력사업비 비중이 전체의 66%에 달했다.

김 의원은 “은행들의 협력사업비를 놓고 제 살 깎기식 경쟁을 벌이면 대출금리를 상승시켜 금융소비자 부담을 늘리거나 주주 이익을 훼손하게 된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각종 정부 교부금과 지방세, 기금 등을 예치 받고 세출이나 교부금 등의 출납업무로 수익을 거둘 수 있고 일부 기금을 제외하면 이자도 거의 없는데다 대외신뢰도 향상, 거액 예금, 공무원 고객 확보까지 가능해 출혈경쟁이 계속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현행 지방회계법상 지역 농수임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은 시군 특별회계나 기금의 금고로 선정될 수 있는데 금융당국은 지역재투자 평가에서 제외했다”며 “은행과 지역 상호금융 또는 지역내 상호금융들간 협력을 통해 지방금고와 지역경제를 선순환할 수 있는 모범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농협은행이 제출한 대출잔액을 보면 올 9월말 현재 가계 대출 중 농업인 비중은 1%로 1조4912억원인 반면 공무원 비중은 11%인 15조14억원이었다. 기업대출과 정책자금 중에서도 농식품기업을 포함한 농업인 비중은 21%인 25조7677억원에 그쳤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박준규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