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증가추세에 서울시 저출생대책 고삐
5개월 연속 증가, 전년보다 1057명 늘어
초등생 등교 돕는 ‘아침돌봄’ 전면 확대
내년엔 무주택·유자녀 가구 주거비 지원
출생아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출생률 자체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8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8월 출생아 수는 2만9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했다.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2만명을 돌파했다.
출생아 수 상승 추세는 최근 5개월간 지속되고 있다. 출생아 수가 5개월 연속으로 증가한 것은 12년만이다.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전국 출생아 수는 전년 동기대비 3.5%가 늘어난 1057명으로 기록됐다. 같은 기간 혼인건수도 증가했다. 5개월간 전년 동기대비 3411건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혼인건수는 출생아 수 증가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서울시 지표다. 최근 5개월간 서울 출생아 수 역시 연속 상승했고 증가율은 전국(3.5%)의 2배에 가까운 6.6%로 나타났다. 혼인건수도 전국 증가율(20.6%)을 상회하는 23.5%를 기록했다.
끝없이 추락했던 합계 출산율이 반등할 가능성도 커졌다. 통계청은 올해 예상치를 0.68로 집계했는데 이는 지난해 기준 장래인구추계를 토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최종 수치는 이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출생아 수 증가를 섣불리 출생률 반등 신호로 해석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혼인이 집중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서울시 관계자들은 “10년 이상 출생아 수 감소가 이어졌는데 반등하는 등 추세상 반전이 일어나고 있는 점은 의미있는 신호”라고 말했다.
◆저출생 대책 더 강도 높게 = 그간 강도 높은 저출생 대책을 실시해온 서울시는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 시즌2를 준비하며 이참에 관련 정책 고삐를 더욱 당긴다는 태세다.
올해 많은 관심을 모았던 미리내집(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에 이어 내년 1월부터는 무주택·유자녀가구에 주거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월 30만원을 최장 2년간 최대 72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주거비 때문에 서울을 떠나거나 아이 낳기를 포기하는 일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출생 대책 사각지대 발굴에 공을 들인다. 중소기업 소상공인 1인자영업자 프리랜서 등은 현재 제도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직업군은 일·생활 균형이 힘들어 양육을 포기하는 일이 잦다.
서울시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를 도입, 일·생활 균형을 위한 제도를 시행하는 중소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기업들 관심도 높은 편이다. 1·2차 모집에 289곳이 신청했다. 직원 수가 적은 기업을 위한 ‘육아휴직자 대체인력’ 지원, 휴직자 공백을 보상하기 위한 ‘동료응원 수당’ 제공, 출산휴가 급여 보전 등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돌봄 대책은 대폭 확대한다. 시간 단위로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간제 전문 어린이집, 등교 전 아침시간대 초등학생을 돌봐주고 등교까지 시켜주는 ‘아침돌봄 키움센터’를 25개 자치구로 확대하기로 했다. 양육자와 아이 모두에게 인기가 많은 서울형 키즈카페는 2026년까지 400개를 조성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저출생 극복은 한두가지 대책, 한두 기관의 노력으로는 반전을 이루기 어려운 만큼 서울시가 앞장서서 보다 다양한 정책을 균형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