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했는데 약 수령 어려워”

2024-10-30 13:00:02 게재

비대면진료 사업 허점

약 재택수령 허용해야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반 토막 시범’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비대면진료를 받았으나 정작 처방약을 받기 위해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9일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비대면진료를 이용하는 비율이 평일과 주간 58.4%, 휴일과 야간은 41.6%였다. △평일과 주간에는 비대면진료 후 약 수령 이동거리가 4.55km, 약 수령 소요시간 3시간30분 △휴일과 야간에는 약 수령 이동거리가 4.77km, 약 수령에 10시간이 걸렸다.

12시간 이상 소요되거나 약 수령이 실패하는 경우는 평일과 주간은 21.97%, 휴일과 야간은 34.37%에 달했다. 야간(오후 6시~다음날 오전 8시) 시간 약 수령률은 33.24%에 불과했다.

결국 많은 환자들이 비대면진료를 받았으나 정작 처방약을 받기 위해 오랜 시간을 소요하고 있었던 셈이다. 특히 야간이나 공휴일에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휴일이나 야간에는 병·의원 진료와 처방 약 조제가 제한되는 상황이라 비대면진료가 효과적인 보완재로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처방 약을 집에서 수령할 수 없어 비대면진료 처방약을 받기 위해 평균 4.5km 이상 이동했다. 약을 수령하지 못해 처방약을 적시에 복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올 추석연휴 중 입덧증세 악화로 처방약이 필요했던 산모가 가정의학과 진료 후 약을 받기 위해 8개의 약국과 통화를 하고 22.9km를 이동해야 했다.

밤 10시경 자녀의 소아천식 증상 악화로 급하게 살부타몰황산염이 필요했지만 비대면진료 후 13개의 약국에 일일이 전화를 했으나 약 수령에 실패한 사례도 있었다.

선재원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대표는 “의료공백이 발생하는 야간과 휴일, 비대면진료 허용으로 진료 접근성은 크게 향상됐지만 약국 접근성이 낮아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면서 “약 수령에 어려움이 큰 휴일과 야간에 한정해 약 재택 수령을 즉각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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