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곤돌라 사업 '제동'

2024-10-31 13:00:01 게재

법원 집행정지 신청 인용

서울시 반발 “즉시 항고”

서울시가 추진 중인 남산 곤돌라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행정법원은 30일 남산 케이블카 운영사 한국삭도공업 등이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도시관리계획결정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의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사업 절차상 문제, 교육환경권 침해 등을 이유로 공사 중단을 요청한 원고측 요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신청인들이 이 사건 결정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인정되고 이 사건 결정의 효력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근 대학 학생 및 거주자들의 신청에 대해서는 “환경상 이익 또는 교육환경권이 개별적·직접적·구체적으로 보호되고 있지 않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본안소송에서 다툴 여지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즉각 반발했다. 시는 법원 결정이 나온 뒤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인용 결정으로 곤돌라 사업 추진에 차질이 발생해 많은 시민과 외국인관광객,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즉시 항고해 시민들이 남산 이용에 불이익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남산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한국삭도공업은 서울시의 곤돌라 사업에 맞서 지난 9월 법원에 도시관리계획결정 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했다.

서울시가 곤돌라 공사를 위한 용도구역을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도시계획시설공원으로 변경했는데 이 과정에서 도시자연공원구역 해지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곤돌라를 운영하려면 남산에 높이 30m 이상의 철근 기둥을 설치해야 하고 이를 위해 도시계획을 바꿨는데 이 과정에서 절차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자연환경 훼손 우려, 케이블카 이용객 감소 등도 공사 중단 요청 사유로 제시했다.

남산 곤돌라는 서울 명동역 인근에서 남산 정상부까지 약 832m 구간을 운행하는 이동 수단이다. 서울시는 오랜 논란 끝에 지난 9월 5일 착공식을 열고 사업을 본격 개시했다. 25대 곤돌라가 시간당 최대 1600명을 태울 수 있다. 오는 11월 본공사를 시작해 1년뒤 준공하고 2026년 봄부터 운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법원의 집행정지 신청 인용으로 시가 세운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가처분 결정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본안 소송 확정 판결까지 나오려면 상당한 기일이 소요된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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