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퐁피두 분관’ 추진 강행

2024-11-01 13:00:03 게재

이기대예술공원 조성

“소통 없는 일방 행정”

시민사회가 예산낭비를 우려하는 속에서도 부산시가 프랑스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 강행을 공식화했다.

부산시는 지난달 31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박형준 시장 주재로 부산미래혁신회의를 열고 퐁피두 분관 설립을 포함한 ‘이기대 예술공원 명소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기대공원 명소화 부산시는 10월 31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박형준 시장 주재로 부산미래혁신회의를 열고 퐁피두 분관 설립을 포함한 ‘이기대 예술공원 명소화’ 정책을 발표했다. 사진 부산시 제공

시는 이날 남구 이기대공원 일대를 자연·생태·문화·관광을 아우르는 세계적인 예술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시는 자연 속 문화 1번지 예술공원 조성 추진을 목표로 이기대공원 일대를 △오륙도 아트센터 영역 △바닷가 숲속 갤러리 영역 △국제 아트센터 영역으로 나눠 개발해 하이엔드급 문화·관광 플랫폼을 조성하기로 했다.

관문 역할을 할 오륙도 아트센터 영역에는 탐방센터 아트센터 아트스트리트 목조전망대 등 시설이 들어선다. 바닷가 숲속 갤러리 영역에는 국내외 거장들의 미술관 6~7개를 유치한다. 시는 내년 1월부터 미술관 설립을 희망하는 세계적 수준의 국내외 작가들로부터 제안을 받아 직접 미술관을 설립해 운영할 수 있도록 비재정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국제 아트센터 영역에는 프랑스 퐁피두센터 분관이 들어서는 것을 목표로 아트 파빌리온 등을 건립한다. 아트 파빌리온은 2025년 8월에 착공해 2026년 6월 개장을 목표로 한다.

시는 2019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사유지 71만2000㎡를 737억원을 투입해 보상을 완료했다. 지난 9월에는 수변공원을 근린공원으로 변경해 예술공원 조성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시민사회에서는 퐁피두 분관 유치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이날 퐁피두 미술관 유치를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시청 앞 기자회견을 통해 “미술계, 주민 등과 소통 없는 깜깜이 일방 행정”이라며 “여러 의혹과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지만 시는 이를 무시하고 추진해 더 큰 혼란과 갈등을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국회 국토위의 부산시 국감에서도 퐁피두 분관 유치문제가 제기됐다. 의원들은 “대책위는 물론 미술계 다수에서도 반대하는데 퐁피두 좋은 일만 시키는 것”이라며 “막대한 예산투입에 비해 애물단지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글로벌 도시의 수준을 높이는 중요한 지표가 문화와 관광분야”라며 “세계적 미술관이 만들어지면 국내외 관광객은 물론 부산문화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곽재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