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팔며 거리음식 배웠죠”

2024-11-01 13:00:02 게재

인터뷰 | 현승주 푸드트럭 ‘크리스프바’ 대표

한강야시장 ‘알바’ 인연

디자이너서 직업 전환

“거리음식을 배우려고 붕어빵부터 팔았어요. 내가 만든 음식을 손님들이 사가서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는게 즐겁더라구요.”

현승주(35·사진) 크리스프바 대표는 푸드트럭을 몰고 다니며 음식을 판매하는 이른바 ‘스트리트 셰프’다. 현 대표가 거리음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강달빛야시장에서 알바를 하면서였다. 모아둔 자산이 많지 않아 점포를 낼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푸드트럭에 몰리는 손님을 봤다. 맛있는 음식에 젊은 감각을 더하면 생각보다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관심을 끌었다.

붕어빵 장사부터 시작했다. 예상보다 손님이 많았고 자신감도 얻었다. 하지만 고민이 생겼다. 어린 학생들과 어르신들이 주 고객임을 감안하면 건강 문제가 마음에 걸렸다. 그는 “좋은 재료를 쓰고 나만의 메뉴를 만들어 승부해보자”고 결심했고 트럭을 구입, 츄러스를 기본으로 퓨전한식 메뉴를 개발해 선보였다.

현 대표는 디자인을 전공했다. 비싼 돈 들여 헛공부를 했다는 주변의 지적에 현 대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현 대표에 따르면 트럭 겉면을 꾸미는 것도, 종이컵 디자인도, 홍보물도 모두 디자인이 필요하다. 현 대표는 “배운 게 모두 쓸모가 있더라”면서 “직업 간의 경계를 굳이 가르지 말고 연결고리, 융합 지점을 찾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대단한 매출이 일어나진 않지만 길게 보고 손님들에게 내 음식을 알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이름을 알고 연락해오는 간식차 주문, 행사장 이동 판매 등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현 대표는 “어제도 지방의 한 기업 행사장을 다녀왔고 얼마 전엔 군부대에서 간식차를 요청해 트럭을 몰고 다녀왔다”며 “간식차 쓸 일 있으면 언제든 불러 달라. 전국 어디든 달려간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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