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보다 퇴직 후 재고용 선호
한국경제인협회 기업 설문 … 67.8% "정년 연장되면 경영 부담"
정년 후 계속고용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들은 정년연장 보다는 ‘퇴직 후 재고용’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종업원 300인 이상 국내 기업 121곳의 인사 노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고령자 고용정책에 관한 기업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계속고용제도가 도입될 경우 어떠한 방식을 선호하냐는 질문에 기업 10곳 중 7곳(71.9%)은 △퇴직 후 재고용 방식(71.9%)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어서 △정년연장(24.8%) △정년폐지(3.3%) 순으로 응답했다.
퇴직 후 재고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재고용에 따른 고용유연성 확보(35.2%) △전문성 희망자 등 일정 기준에 적합한 근로자만 계속 고용 가능(25.8%) △고령 근로자의 생산성에 연계해 임금수준 조정 가능(24.5%) 등의 순이었다.
기업들은 고령자 고용에 따른 인사 노무 관리상의 어려움으로 △고령 근로자의 건강 문제 및 산재 리스크 대응‘(28.9%) △생산성 저하(28.9%) △높은 인건비 부담’(24.8%) 등을 꼽았다.
고령자 계속 고용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가 추진해야 할 과제는 △고령 인력 채용에 대한 인건비 지원 확대‘(28.1%) △고령 인력 채용에 대한 세제 혜택(24.0%)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 절차 개선(22.3%) 등의 순으로 답했다.
조사에서 기업 67.8%는 정년이 연장될 경우 경영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정년연장이 부담이 되는 이유로는 △연공·호봉급 체계에 따른 인건비 부담 가중(26.0%)이 가장 많았다. 이어 △조직 내 인사 적체 심화(23.2%) △청년 신규 채용에 부정적 영향(19.3%) △고령 근로자의 생산성 감소(16.6%)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런 가운데 실제 산업현장에서는 숙련된 고령 인력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해 정년퇴직 후 재고용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년제 운영기업 중 60.4%는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계속 고용한 사례가 있었다.
계속고용 방식으로는 △우수인력 재고용(52.2%)이 가장 많았다. 이어서 △희망자 재고용(29.8%) △퇴직자 전원 재고용(9.0%) 순으로 나타났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령자 고용기업 혜택 확대, 직무 가치·생산성 등을 반영한 임금체계 개편 등을 통해 고령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