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동일 주주 ‘배임 혐의’ 경영진 고발 예고

2024-11-05 13:00:15 게재

100여명 “최대 주주에 자금 대여 위법”

사측 “모두 회수, 회사 손해 없어” 해명

코스피 상장사 DI동일의 소액주주들이 경영진을 상대로 최대 주주에 대한 회사자금 대여 문제를 거론하며 ‘배임 혐의’ 고발을 예고했다.

DI동일 소액주주연대 대표 한 모씨는 4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소액주주 100여명이 회사 경영진과 감사를 배임 혐의로 1~2주 이내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소액주주는 경영진이 DI동일 1대 주주인 정헌재단의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수십차례에 걸쳐 96억원의 회사자금을 재단에 대여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한씨는 “신용공여금지 원칙에 따라 최대 주주나 특수관계자에게 자금을 대여하지 못하도록 상법에 되어 있다”며 “DI동일은 정헌재단이 최대 주주임에도 4년간 58회에 걸쳐 수시로 마이너스통장처럼 대여했다”고 주장했다.

한씨는 이어 “소액주주연대는 적법하게 이사회를 거쳤는지, 경영상의 어떤 이유로 자금을 대여했는지, 법정 이율인 4.6%로 진행했는지 여부를 따질 계획”이라며 “회사에 피해를 끼치고 그 피해가 주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점을 짚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30일에도 DI동일의 주주 A씨가 서민석 DI동일 회장을 비롯한 대표이사 2명, 상근감사 1명 등 4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상법 위반 혐의로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소한 바 있다. 사건은 현재 수사1과에 배당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DI동일측은 “지난해 11월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자금을) 모두 회수했고, 회사에 손해는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DI동일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자산재평가와 전자투표제 도입 등도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또 회사가 자사주를 23%나 보유한 이유와 이를 계속 보유할 것인지도 따지고 있다.

이들은 “1조5000억원대 부동산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오래전 장부 기준으로 자산재평가를 하지 않고 있다”며 “시장에 회사 가치를 감추는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있는 그대로의 가치로 시장에서 평가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DI동일측은 소액주주들의 요구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DI동일은 섬유와 2차전지용 알루미늄 호일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2022년 매출은 8299억원에 당기순이익 57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6828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59억원이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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