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대개조 프로젝트’ 첫 수혜지역 나왔다
노원 상계·금천 시흥·구로 온수 일대
종상향·분담금 축소로 재개발 속도↑
서울시 강북대개조 프로젝트의 첫번째 수혜지역이 선정됐다.
시는 6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의 변화된 내용을 적용한 첫번째 사례를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첫 적용대상은 △금천구 시흥1동 871번지 일대 재개발사업 △노원구 상계동 154-3번지 일대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구로구 온수동 대흥·성원·동진빌라 재건축사업 등 3개 지역이다.
3개 지역은 기본계획 고시 전에 이미 정비계획안이 마련돼 주민공람을 실시한 구역이다. 계획이 이미 만들어진 탓에 새 기준을 적용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시는 주민공람이 이미 진행된 지역이라도 사업성을 개선해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새 기준을 적용했다. 시 관계자는 “주민공람 후 법정 입안절차가 추진 중인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빠르게 사업성 개선방안을 적용해 심의 안건에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가 주춤하는 재개발 사업지를 위해 내놓은 방안은 사업성을 높여 주는 것이다. 이번에 심의를 통과한 3개 지역은 공시지가가 서울시 평균 보다 크게 낮아 재개발 수익성이 낮았다. 시는 사업성 보정계수를 2배 가까이 높였고 이로 인해 기존 계획과 비교해 사업성이 크게 개선된 방안이 만들어졌다. 심의를 통해 제1종, 제2종(7층 이하) 일반주거지역을 각각 제2종,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했다. 사업성 보정을 통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20%에서 37.6%로 크게 높였고 그 결과 분양 가능한 세대 수가 기존 공람안(773세대) 보다 57세대나 늘었다.
상계동 154-3번지의 경우 심의를 통해 종상향(2종 → 3종)이 이뤄졌고 용적률 인센티브는 20%에서 39.2%로 뛰었다. 시 관계자는 “분양가능한 물량이 1216세대에서 1548세대로 증가하면서 조합원 1인당 추정분담금이 평균 약 7200만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분담금은 줄이되 기반시설은 확충한다. 온수동의 경우 해당지역 안에 있는 장애인보호작업장을 허물고 장애인종합복지관을 새로 짓는다. 장애인 고용 확대와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정원도시 추진 사업과 맞물려 녹지 비중을 늘리는 것도 계획에 포함돼 있다. 가구수만 늘리는 단조로운 방식으로는 변화된 주거수요를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주택시장의 바뀐 추세를 감안한 조치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4월 강북대개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비강남권 지역의 재건축과 지역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프로젝트의 핵심은 재건축 활성화와 공공기여율 조정이다. 기존 15%이던 공공기여율을 10%로 낮추고 준주거지역의 용적률을 늘려준다.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에게 추가로 개발이익을 제공해 추진 동력이 떨어진 정비사업들을 활성화 하려는 조치다.
전문가들은 강북대개조 프로젝트의 효용성을 인정하면서도 이 같은 대규모 도시 계획은 장기적 안목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수행되려면 지속적인 주민 참여, 투명한 정책 실행 그리고 시장 변화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실제로 모니터링 하는 일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3개 지역 선정은 비강남권 노후주거지 정비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주민 부담을 줄이는 제도 개선의 출발점”이라며 “강남뿐 아니라 강북과 서남권에서 추진하는 정비사업들도 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안정적인 주택공급이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