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무 “지방시대위·지역R&D, 소리만 요란”
“예산 44.8% 삭감·강소특구 국비 줄어”
정부가 2023년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한 지방시대위 전문인력 지원이 줄고, 지역 연구개발(R&D) 예산은 축소되면서 균형발전과 역주행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허성무(사진·민주당·창원시 성산구) 의원은 8일 열린 예결위 종합질의에서 “지방시대를 지휘할 지방시대위의 전문인력 인건비 집행률이 2년 연속 10%대에 머물고 내년도 예산은 올해 대비 44.8%가 삭감됐다”면서 “소리만 요란한 깡통 지방시대위 아니냐”고 주장했다. 허성무 의원에 따르면 지방시대위원회는 내년 전문인력 인건비 예산을 3억7000만원 편성했는데 이는 2024년 6억7000만원에서 44.8%가 줄어든 것이다. 예산 감소뿐 아니라 2023년 6억9000만원에서 실제 집행된 예산은 9000만원, 지난해에는 1억3000만원으로 편성예산의 13%, 19% 집행에 그쳤다. 전문인력 확충 및 활용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또 정부가 R&D 예산을 증액편성하면서 지역 관련 R&D 예산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강소특구 예산의 경우 2021년 600억원(국가예산)을 고점으로 2024년 220억원으로 줄었다. 2025년에는 올해보다 52억6000만원을 늘려 잡았으나 지정특구 수가 늘면서 1곳당 지원금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 의원은 “정부는 지난해 R&D 예산을 두고 ‘나눠먹기·갈라먹기’라며 전년대비 4조6000억원을 삭감해 R&D 생태계를 뿌리째 흔들었다”면서 “내년 R&D 예산은 올해보다 3조2000억원 늘려 다행인데 역대 최대 감액과 생태계 파괴로 한국을 등진 연구자들의 고통은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고 물었다. 허 의원은 이어 “지역 R&D인 강소특구 예산은 지정특구 수가 늘면서 개소당 지원금이 2020년 국비 52억원에서 올해 16억원으로 1/3 줄었다”면서 “정부가 지방시대에 진심인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의정갈등 수습과 관련한 예산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허 의원은 “정부가 건정재정을 강조하면서도 대통령의 정책실패에 따른 예산은 예외로 하고 있다”면서 “내년 의료인력 양성·적정 수급관리 세부사업이 291억원에서 3922억원으로 1246%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전공의 9038명에게 1인당 3200만원의 수련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것인데 9월23일 기준 올해 임용대상 전공의 1만3531명 중 실제 출근자는 1194명으로 8.8%에 불과하다”면서 “다 쓰지도 못할 것을 알면서도 3000억원이나 되는 예산을 편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비상진료체계 운영지원 명목으로 건보재정 4623억원을 사용했다”면서 “의정갈등 이후 예비비 1541억8000만원이 의정갈등 비용으로 사용됐다”고 했다.
허 의원은 “불통예산이 아니라 이해당사자들의 숙의와 합의를 통해 정책을 추진했다면 내년 예산 3000억원은 더 긴요한 곳에 쓰고, 4600억원의 건보재정은 절감하고, 1500억원 예비비는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