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 연계 적합서 윤리 ② ‘생활과 윤리’ 지구촌 평화의 윤리
일상 속 윤리 논쟁 직면하기
“등굣길 분수대에 한 어린아이가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발견한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주변엔 사람이 없어 내가 돕지 않으면 아이는 죽을 수 있다. 분수대는 높지 않지만 신발과 교복은 젖을 수밖에 없고 지각도 불가피하다. 실천윤리학 분야의 거장이자 동물해방론자인 피터 싱어는 이런 상황을 제시하며 집단의 실천적 도덕성을 강조해왔다. 싱어의 이론적 단초가 담긴 이 책은 우리가 끊임없이 접하는 현대 사회의 윤리적 이슈를 다뤄 흥미롭다. 시대 변화에 맞춰 기후변화 파트가 추가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절대 빈곤에 빠진 사람을 돕는 등 사회가 약자를 지원해야 하는 이유를 이 책으로 알아볼 수 있다.”
최정윤 서울 외국어고등학교 교사 등 사회 교과 자문 교사단이 ‘실천윤리학’을 추천하는 이유다.
태어날 아이가 중대한 장애를 안고 있다면 낙태해도 될까? 인간과 동물이 갖는 생명의 존엄성은 동일한 가치일까? 지금도 격렬한 논쟁이 오고가는 질문을 피터 싱어는 1970~1980년대 사회에 던졌다. 요즘 학생에겐 동물해방론자로 유명한 그는 실천윤리학 분야의 거장이기도 하다.
이 책은 실제 싱어의 삶과 학문적 이력을 온전히 대변하는 저서로 평가받는다. 책은 윤리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평등의 의미를 되물으며 동물권 임신중단 등 지금 사회의 뜨거운 이슈를 차례로 짚어낸 뒤 인간이 왜 도덕적 행위를 해야 하는지 다시 질문한다.
딱딱한 제목과 달리 내용은 어렵지 않다. 교과서와 뉴스, 숏폼 영상에서 자주 본 주제가 나열돼 있다. 동시에 읽기 까다롭다. 주제 하나하나가 여전히 정답을 찾지 못한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라 생각에 빠져 멈춰 서기 쉽다. 게다가 팬심으로 구매한 굿즈나 품절될까 봐 색깔별로 쟁인 옷을 보며 ‘누군가는 끼니를 챙기지 못하고 굶어 죽어갈 때 사치품을 사는 것이 윤리적인가?’와 같은 질문을 마주하면 마음이 불편하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파고들면 내 삶 속 다양한 윤리 문제를 직면하며 의식 있는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다. 어떤 분야도 피할 수 없는 질문이 가득한 이 책을 읽고 더 나은 개인과 사회로 나아갈 답변을 함께 찾아보자.
내일신문 내일교육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 추천 도서
만민법(존 롤스·동명사),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피터 싱어·산책자), 국제정세의 이해(유현석·한울아카데미),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대런 애쓰모글루/제임스 A. 로빈슨·시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