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단기보험 4년새 2배 이상 늘어
20대 가입자 75% 차지
6시간짜리부터 가입
보험시장에서 단기 상품의 인기가 늘면서 운전자단기보험 가입자가 4년새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6시간짜리 보험까지 판매중이다.
1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등 5개 보험사의 단기자동차보험 판매가 2021년 66만7592건에서 올해(1~9월) 130만5791건으로 늘었다. 현재 같은 추세라면 2023년 연간실적(140만1237건)을 뛰어 넘어 3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자동차·운전자보험이 익숙하더라도 운전자단기보험은 생소하다. 다른 사람의 차량을 짧은 시간 운전할 때 가입한다.
앞서 다른 사람 차량을 운전해야 할 때는 자동차보험 중 단기운전자특약을 활용했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차량소유주가 자신의 차량을 제3자에게 빌려주거나 운전을 맡길 때 가입할 수 있다. 차량소유주가 가입해야 하고 보험료를 내야 한다. 보험 가입후 자정이 넘어야 효력이 발생한다. 다른 사람에게 운전을 맡기기 하루 전에 가입해야 한다. 특히 제3자가 운전중 사고를 내면 자동차보험 할증이 될 수 있다.
이를 보완한 것이 자동차단기보험이다. 2012년 하나손보가 ‘원데이자동차보험’을 처음 출시하면서 현재까지 누적가입은 450만건에 달한다. 다른 보험사도 유사 상품을 팔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단기운전자보험은 다른 사람의 차량을 운전해야 하는 운전자가 보험에 가입하고 보험료를 부담한다. 특약과 달리 보험에 가입한 즉시 효력이 생긴다는 게 장점이다. 운전자가 차량을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더라도 차량 소유주 자동차보험이 할증되지 않는다. 다만 차대차 사고만 보장된다. 차량 운전자가 도로 구조물이나 건물을 받는 사고를 내면 본인이 보험사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보험사에 따라 상품명과 가입 연령, 가입 시간, 가입대상 차종 등이 다르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최소 6시간부터 최대 10일까지 가입할 수 있다. 시간 단위 결제가 가능해 필요한 시간만큼 가입하면 된다.
하나손보와 KB손보는 최대 7일까지 가입할 수 있다. 하나손보의 경우 수입차나 승합차, 1톤 이하 화물차까지 가입할 수 있다. 특히 운전을 부탁한 차량소유주가 운전자에게 보험을 커피 기프티콘처럼 휴대폰으로 선물할 수 있다.
단기운전자보험의 성장 배경은 20대다. 최근 4년간 운전자단기보험 가입자 75.3%가 20대였다. 2021년만 해도 전체 가입건수 중 20대 가입은 81.3%에 달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가입을 기피하는 20~30대층이라도 필요한 시간에만 보험혜택이 제공되는 단기 상품을 선호한다”며 “가격이 저렴하고 전화나 휴대전화앱으로 간단히 가입하는 점도 지속적인 인기를 끄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험판매로 인한 수익은 크지 않지만 단기운전자보험 고객들을 자동차·운저낮보험으로 유입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 관계자는 “손해율이 부담되기는 하지만 지속적 고객관리를 통해 자동차보험과 운전자보험으로 유입되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며 “고객에게 도움을 주고, 보험사가 손실보지 않는 상품 개발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