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횡령’ 윤미향 전 의원, 유죄 확정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대법, 8천만원 횡령 등 유죄인정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활동 당시 기부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미향 전 국회의원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14일 오전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윤미향 전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윤 전 의원은 2011~2020년 위안부 피해자를 돕기 위해 모금한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서울시 보조금을 허위로 수령하거나 관할관청 등록 없이 단체 및 개인 계좌로 기부금품을 모집한 혐의로 2020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017년 11월부터 2020년 1월 사이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7920만원을 기부·증여하게 한 혐의 등도 받는다.
아울러 안성쉼터를 고가에 매입한 혐의, 쉼터를 대여해 미신고숙박업을 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1심은 윤 전 의원에게 적용된 대부분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는데, 이중 17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만 인정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윤 전 의원은 계좌로 모집한 자금을 별도로 영수증을 제출해 이력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횡령을 했다”며 “공과 사를 명확히 구별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 누구보다 후원금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데도 범행을 저질러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2심은 유죄 인정 범위를 넓혀 윤 전 의원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심은 윤 전 의원의 후원금 횡령 액수를 7958만원으로 봤고, 김복동 할머니 조의금 명목으로 1억2967만원을 개인 계좌로 모금해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인정했다. 인건비를 허위로 계산해 여성가족부에서 6520만원의 국고보조금을 편취한 혐의도 유죄 판단을 받았다.
이 밖에 검찰이 기소한 준사기·업무상 배임·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등 혐의는 1·2심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2심 재판부는 “윤 전 의원은 누구보다 기부금을 철저히 관리하고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함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기대를 저버리고 횡령 범죄를 저질렀다”며 “시민과 정대협에 큰 피해를 끼쳤고 금액에 대한 피해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윤 전 의원의 상고를 기각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