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지역소멸 시대 공공도서관의 역할
인구감소 지역소멸이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 전체의 현안이 된 지 오래입니다.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은 89곳이며 인구감소지역까지는 아니지만 우려가 있는 관심지역은 18곳입니다. 청년층이 도시로 떠나고 고령층이 증가하는 지역은 활력을 잃게 되고 이는 또 다시 인구 유출을 가져옵니다. 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 악순환이 나타나는 거죠.
이와 함께 사회적 현안 중 하나는 외로움입니다. 독거노인, 1인 가구가 늘고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시대에 사람들은 누구나 보편적 외로움을 갖고 있습니다. 소소한 경제 활동을 하며 안전하게 이웃과 관계를 맺고 일상의 즐거움을 누리는 삶은 평범해 보이지만 누구나 그 평범한 삶을 누리는 것은 아닙니다.
인구감소와 외로움을 완화해줄 수 있는 지역사회 거점으로 공공도서관을 주목할 수 있습니다. 전국에 1200여개관이 넘는 공공도서관들은 독서모임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지역 사회 거점으로 역할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공공도서관들은 이같은 역할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광역대표도서관인 충남도서관은 9월 ‘저출산 인구소멸 시대, 공공도서관의 과제 및 역할’을 주제로 ‘공공도서관 발전 방향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공공도서관경상남도지역협의회는 10월 ‘저출산 고령화 지역소멸에 대응하는 공공도서관의 역할’을 주제로 직무연수를 진행했습니다. 앞서 8월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가 연 ‘2024년 도서관정책 워킹그룹 오픈 세미나’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됐습니다.
취재를 하다 보면 공공도서관의 다양한 활동들이 지역 주민들의 일상에 스며들어 주민들이 보다 활기차고 의미 있게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한 공공도서관에서 만난 주민은 다른 주민들과 함께 텃밭을 가꾸고 그림책 소모임에 참여하며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힘을 얻습니다. 한 전업주부는 홀로 육아를 하며 사회에서 고립됐다고 느끼던 중 공공도서관의 책모임에 참여하면서 다른 주민들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고 취향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 주민은 공공도서관을 통해 창업을 한 이후 귀농을 하려다 접고 해당 지역에서 살아가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공공도서관은 공공성을 기반으로 주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지역 사회 거점입니다. 인구감소와 외로움을 완화해 줄 수 있는 지역 사회 거점으로 공공도서관이 보다 많은 역할을 하기를, 공공도서관이 보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이에 보다 많은 주민들이 공공도서관과 함께 지역에서 안전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며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송현경 정책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