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후보 조한창·홍동기·마용주·심담 추천
대법원장, 이르면 다음주 1명 임명제청
모두 ‘서오남’ … 중도·보수 강세 전망
오는 12월 27일 퇴임하는 김상환 대법관 후임 후보로 조한창(사법연수원 18기) 변호사, 홍동기(22기)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마용주(23기)·심담(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4명이 추천됐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 총장)는 14일 오후 회의를 열고 대법관 후보군 37명 가운데 이들 4명을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이들은 모두 전·현직 법관으로 ‘서·오·남(서울대 법대 출신·50대·남성)’ 법조인으로 분류된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상환 대법관의 퇴임으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중도·보수 성향이 더 짙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광형 추천위원장은 “법률가로서의 전문성은 물론 국민의 자유와 권리 보장에 대한 확고한 의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강한 신념 등을 두루 갖춘 후보자를 추천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경기도 수원 출신으로 상문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법관으로 임관해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직무대리,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거쳤다. 2021년부터 법무법인 도울에서 대표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후임 대법원장 후보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홍 부장판사는 경기도 이천 출신으로 세종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법관 생활을 시작해 대법원 양형위원회 운영지원단장, 법원행정처 공보관·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 성폭행 혐의 사건 항소심 재판장을 맡아 1심 무죄를 뒤집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마 부장판사는 경남 합천 출신으로 낙동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 법관으로 임관해 법원행정처 인사관리심의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등을 거쳤다. 수석재판연구관은 전원합의체 등 상고심 심리를 보조하는 자리로 ‘대법관 등용문’으로 불린다.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횡령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미향 전 의원의 항소심 재판장을 맡아 1심 벌금형을 깨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심 부장판사는 충남 서산 출신으로 보성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법관 생활을 시작해 사법연수원 교수,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산고법·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으로 재직했다. 20년 넘게 재판 업무에 매진했고, 특히 형사재판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대법원장은 이들 4명 중 1명을 이르면 다음 주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전망이다. 대법원은 이날 추천된 후보자 주요 판결 등을 공개해 오는 19일까지 법원 안팎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국회 인사 청문회와 본회의 표결을 통과하면 대통령이 대법관으로 최종 임명한다. 이번에 새 대법관이 임명되면,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4명 중 10명이 현 정부에서 임명되게 된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