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변수’에 3년 연속 ‘세수 부족’ 이어지나
수출·내수 쌍끌이 부진에도 내년 45조원 늘려야
방위비·FTA재협상 우려, 성장률 2% 깨질 수도
재정건전성을 앞세운 윤석열정부의 긴축재정에도 불구하고 3년 연속 대규모 세수부족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에 따라 수출 위축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내수 위축이 이어지면서 세수는 더 줄어들 수 있다.
미국 무역적자 해소 차원의 방위비,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가 2.2%로 제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시장에서는 2.0%수준까지 하락해 있고 1%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18일 국회예산정책처는 내년 국세수입 전망치를 378조5000억원으로 제시하며 정부 예산안(382조4000억원)보다 3조9000억원이 덜 걷힐 것으로 봤다.
◆내년 세수 13%(44조7000억) 늘릴 수 있을까 = 문제는 올해 들어올 세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내년에는 올해 실적치에 비해 세수를 대규모로 걷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세수 재추계로 올해 세수가 정부 예산안보다 29조6000억원이 덜 걷힐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국세수입이 337조7000억원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내년 예상 세수를 확보하려면 세수증가규모와 증가율이 44조7000억원, 13.2%에 달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법인 영업 실적 호조로 내년 법인세가 크게 증가하면서 국세수입 증가율이 40.0%에 달해 전반적인 세수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민간소비 등 경제지표 개선은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증가로 이어져 세수 증가율이 소득세의 경우 9.0%, 부가가치세는 5.2%에 달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국회는 정부의 호언장담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세수규모를 예상보다 59조1000억원을 줄인) 2023년 세수 재추계 결과 발표 후 2024년 예산안 심사 시 기획재정부는 2024년 국세수입 예산안에 대하여 ‘예산안 편성시까지의 경제상황 및 2025년 주요 경제지표의 예측치를 반영하여 세수를 추계했고 2023년 대비 33.1조원(8.3%) 감액 편성하였으므로 2024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달성 가능할 것’으로 설명했다”며 “그러나 2024년 예산안도 29.6조원의 결손이 전망되고 있는 상황으로 2024년 (예산안) 대비 15.1조원(4.1%), 세수 재추계 결과 대비 44.7조원(13.2%) 증액 편성된 2025년 국세수입 예산안의 실현가능성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반영되지 않은 트럼프 변수 = 여기에 ‘트럼프 변수’가 새롭게 등장했다. 지난 9월에 제출된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는 ‘트럼프 변수’가 반영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한국경제에 긴장도가 커지면서 세수확보에는 ‘악재’로 평가된다. 가장 크게 우려되는 대목은 수출 부진이다. 모 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중 수출과 대미 수출 비중이 비슷해졌고 그만큼 수출시장에서 미국의 비중과 중요도가 높아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로 간다면 잠재적으로 한국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 무역수지 적자 비중에서 중국은 많이 줄고 한국 대만 캐나다 멕시코 베트남 등에서 늘어나 잠재적으로 미국에서 돈을 많이 버는 국가를 압박을 한다면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방위비 분담은 또다른 세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회 국방위 소속 민주당 모 의원은 “트럼프 시대로 들어가면 방위비 재협상뿐만 아니라 한미FTA재협상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