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전 정부 검찰수사, 끝이 없다

2024-11-20 13:00:10 게재

‘법인카드 유용’ 혐의 6번째 기소 … ‘정자동 호텔’ ‘쪼개기 후원금’ 등 수사 줄줄이 남아

탈원전·통계조작 이어 ‘사드지연’ 수사예고 … ‘사위 채용 의혹’ 문 전 대통령 조사임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 법인카드 등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한 건 윤석열정부 들어 6번째다. 이로써 이 대표는 7개 사건으로 5개의 재판을 받게 됐다. 끝이 아니다. 검찰은 이 대표의 ‘정자동 호텔 개발 특혜’ 의혹, 대장동 ‘428억원 약정’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전 정부를 겨냥한 검찰 수사도 계속되고 있다. ‘탈원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탈북 선원 북송 사건’ ‘통계조작’ 의혹 등에 이어 감사원 의뢰로 ‘사드 배치 지연 의혹’에 대한 수사까지 예고된 상태다.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 모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 수사는 문 전 대통령 부부 조사를 앞두고 있다. 이러다가 윤석열정부 내내 야당 대표와 전 정권 수사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검찰청 공공수사부(허훈 부장검사)는 전날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대표와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정 모씨,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 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에게는 경기도지사였던 2018년 7월~2021년 10월 경기도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법인카드 등 경기도 예산을 샌드위치, 과일 및 식사 대금으로 지출하는 등 총 1억653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가 적용됐다.

당초 경찰은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해 이 대표의 배우자인 김혜경씨와 배씨를 업무상 배임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면서도 이 대표에 대해선 “관여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불송치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사건을 넘겨받아 경기도와 법인카드가 사용된 곳으로 지목된 상점들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는 등 추가 수사를 통해 이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윤석열정부 들어 이 대표가 재판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6번째다. 검찰은 지난해 3월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비리·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9월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를 기소했다.

또 같은 해 10월 12일과 16일에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위증교사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겼다. 이 대표는 올해 6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도 기소됐다.

이 대표는 이 가운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지난 15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위증교사 혐의 사건은 오는 25일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끝난 것도 아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정자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성남시 정자동에 호텔을 짓는 과정에서 시행사가 성남시로부터 용도변경과 대부료 감면 등 각종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받는 사건이다. 검찰은 지난해 6월 시행사와 성남시청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수원지검은 이 대표의 ‘쪼개기 후원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지난 대선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억5000만원을 타인 명의로 나눠 이 대표측에 불법 후원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대장동과 관련한 이 대표의 ‘428억원 약정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 의혹은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업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한 대가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천화동인 1호 지분의 일부인 428억원을 약정받았다는 내용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3월 대장동 사건으로 이 대표를 기소한 후에도 ‘428억원 약정 의혹’ 부분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정부 임기가 절반이 지났지만 검찰의 전 정부 수사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감사원은 최근 문재인정부 당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의도적으로 지연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 4명을 대검찰청에 수사의뢰했다. 정 전 실장 등은 경북 성주군에 임시로 배치된 사드의 정식 배치를 지연시키기 위해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정 전 실장 등을 상대로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검찰은 감사원의 의뢰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통계조작 의혹 등을 수사하는 등 전 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수사를 펼쳐왔다.

문 전 대통령과 가족을 겨냥한 수사도 한창이다. 서울중앙지검은 김정숙 여사의 ‘인도 외유성 출장 의혹’과 ‘샤넬 재킷 의혹’과 관련해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 수사는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사건은 2018년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대가로 자신이 설립한 태국계 저비용 항공사인 타이이스타젯에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씨를 전무이사로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다.

서씨는 타이이스타젯 취업 후 가족과 태국에 머물며 2018~2020년 월급 800만원과 빌라 임차료 340만원 등 총 2억2300만원을 받았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 부부가 지원해오던 생활비를 서씨의 취업 후 중단했다는 점을 근거로 서씨가 받은 월급과 빌라 임차료 등을 이 전 의원이 문 전 대통령에게 건넨 뇌물로 보고 문 전 대통령을 뇌물 혐의 피의자로 적시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 김정숙 여사와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한 만큼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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