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활폐기물 처리에 동원되는 민간소각시설
최근 일부 언론과 국회 등에서 생활폐기물을 민간소각시설에서 처리하고 있으며 이런 내용을 주민들은 알지도 못하고 있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심지어 서울시에서 발생된 생활폐기물을 수도권 인근 지자체에 소재한 민간소각장에서 처리하고 있다며 서울의 '쓰레기받이'가 아니냐고 비아냥까지 하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183개 공공소각장과 77개 민간소각장이 있다. 이중에서 183개의 공공소각장이 연간 처리하는 생활폐기물은 553만톤이다. 그런데 발생되는 생활폐기물 양은 869만톤이다 보니 당연히 공공소각시설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결국 전국 226개 지자체들은 시설 부족으로 남아도는 생활폐기물을 처리할 곳을 찾을 수밖에 없고 유일한 대안이 민간소각장밖에 없는 것이다. 대안으로 떠오르는 민간소각장들이 연간 감당해 내야 하는 생활폐기물 소각량은 17만톤에 이르고 있다.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임이자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05개 지자체가 이미 용량 초과로 처치 곤란한 생활폐기물을 민간소각장에 위탁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2026년 1월 1일부터 수도권매립지는 가연성폐기물인 종량제 봉투를 직매립 금지시키고 소각재만 매립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직매립 금지로 수도권매립지 밖에서 소각해야 할 종량제 봉투량만 연간 48만톤에 달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전국에서 공공 소각장 신설 또는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가 85개 정도다. 정부 자료를 볼 때 2029년에나 한두개가 신·증설이 가능하다고 한다.
쓰레기 대란 막고자 민간소각장 징발
그렇다면 발생지 처리 원칙을 주장하며 생활폐기물 중 재활용되고 남은 잔재물과 소각이 원칙인 종량제 봉투를 민간소각장에서 처리하고 있는 실태를 문제삼는 언론과 국회는 어떤 대안이 있는지 묻고 싶다. 진퇴양난에 빠진 폐기물 처리 방향을 놓고 무조건 '쓰레기받이' 운운하는 것은 지역 정서를 자극하고 주민들의 오해만 불러일으켜 국가적으로 전혀 도움될 게 없음에도 대안 없는 충동질에 불과한 것이다.
서울 생활폐기물은 인천 안산 천안 등 전국 각지에서 조달청 입찰을 통해 공개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인천 부천 안양 안산 등 수도권 모든 지자체가 이런 방식으로 처리 못하는 생활폐기물을 주고받으며 처리하고 있는데 지자체가 모르고 국민이 몰랐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오보다.
민간소각장들은 산업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설치된 시설이기 때문에 인근 일반 산업단지 또는 국가산업단지 등에서 발생되는 산업폐기물을 주로 처리하는 기반시설이다. 이 시설이 자칫 도래할 수도 있는 쓰레기 대란을 방지하고자 국가적 관점에서 처리가 어려운 생활폐기물을 처리해 주고자 동원 또는 징발돼 안정적인 국민환경을 수호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도 가능하면 공공시설에 기반해 발생지 처리를 원칙으로 삼고 싶으나 현실적으로 이 또한 만만한 과정이 아니다 보니 급한 데로 민간 소각시설을 동원하여 넘쳐나는 생활폐기물의 일부를 감당하도록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 직시하고 안정적인 미래 설계해야
완벽한 공공시설 확보는 아직도 멀기만 한데 폐기물의 지역 간 이동을 계속 문제 삼다 보면 결국 어디선가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엄청난 쓰레기 대란이 촉발 될 것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안정적인 미래를 설계하는 현명함이 필요한 때다.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