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선진국 38%, 한국은 18%
땅 부족, 환경규제 등으로 리모델링 선호도 높아질 것 … 2025년 시장 23조원으로 확대
우리나라 건물 리모델링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신축 비중이 높아 사회·경제적 비용이 많아지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한미글로벌이 28일 개최한 포럼 ‘리모델링 전략과 사례’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설산업에서 리모델링이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OECD 국가 평균인 38%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은 한국이 15.0%로 OECD 평균 10.6%보다 높다.
국가별 리모델링 시장 비중은 유럽국가가 가장 높았다.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47%로 공동 1위, 영국이 46%를 차지했다. 이들 국가는 좁은 도시 면적에 신축 공간이 부족해 건설산업 자체가 리모델링으로 성장했다. 반면 미국(30%) 일본(23%) 한국(18%)은 OECD 국가 평균보다 떨어졌다.
국내 리모델링 시장은 초기 단계지만 급격한 도시개발에 따른 신축부지 부족과 공사비 급등으로 리모델링 선호도는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20년 17조3000억원에서 2025년 23조3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부동산투자 전문기업 하인즈 코리아 이형섭 대표는 “국내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은 연평균 5.4%의 성장세를 기록 중인데 2030년에는 29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도심과 여의도 등 기존 핵심 업무지구 오피스 빌딩이 평균 준공연도가 1991년으로 준공된 지 30년 이상인 점도 지적됐다. 이 대표는 “리모델링의 장점으로 핵심 입지 개발과 저탄소 개발이 가능하고 낮은 재무위험성과 높은 전용률 등이 있다”고 밝혔다.
각종 리모델링 지원정책이 확대되면서 서울시내 재건축 단지들이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상용 건물도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부동산자산운용사 GRE파트너스자산운용 강정구 대표는 “리모델링 인센티브로 연면적의 10~30%를 확장할 수 있는 자산이 최적의 투자 건물”이라며 “수도권 또는 광역시급 도심권역 등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요가 가능한 입지의 자산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업용 건물 중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 ‘웨스트게이트 타워’는 최근 리모델링을 마치고 새단장했다. 이 건물은 골조와 대부분의 구조를 살리고 부분 변경을 했다. 외부 커튼월과 계단, 조명, 로비공간을 개선했고 엘리베이터홀을 리모델링했다. 지하주차장과 계단실, 조경공간, 에너지 관련 개선 공사를 마쳤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건축물 온실가스 감축 목표 등 그린 리모델링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부분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상업용 건물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 건물은 노후 MEP(기계∙전기∙배관) 설비 교체로 에너지비용 절감, 성능 향상, 임대 수익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장수 한미글로벌 엔지니어링실 전무는 “한 오피스빌딩은 임차인 재실 상태로 리모델링이 진행되면서 비용 효율성과 안정성이 크게 개선됐다”며 “성공적인 리모델링을 위해 초기 계획을 잘 수립하고 전문기업과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