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의존 심화…내수 키워야 일자리도 늘어

2024-12-02 13:00:06 게재

코로나 겪으며 수출·수입 비중 더 커져

고용창출 효과는 소비가 수출보다 두배

통계청, 20대 일자리 작년보다 8.6% ↓

한국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과 수입 비중이 경제 전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졌지만,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서는 소비와 투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내수를 키워야 수출 주도의 반쪽 성장을 벗어나 일자리도 늘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2년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대외거래가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5%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26.4%에서 이듬해 28.8%로 상승한 이후 30%대를 넘어섰다. 대외거래는 우리나라 경제의 총공급과 총수요에서 수출과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그만큼 대외의존성이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재화 및 서비스의 총공급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2.7%에서 2021년 14.0%, 2022년 16.0%로 빠르게 증가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 산출된 재화와 서비스의 비중은 2020년 87.3%에서 2022년 84%로 줄었다. 한은은 “원유 및 천연가스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수출입 물량이 증가하면서 대외거래의 비중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동안 국내외에서 공급받아 만들어낸 재화와 서비스의 수요처도 해외부문이 크게 늘었다. 총산출물에 대한 수요는 수출이 2022년 15.5%에 달해 2020년(13.7%)에 비해 1.8%p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수요 비중이 86.3%에서 84.5%로 1.8%p 줄어든 감소분이 해외에서 소비된 셈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에서 내수는 갈수록 쪼그라들고 상대적으로 수출과 수입이 더 커져 ‘대외의존형’ 경제구조가 더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경제의 대외의존성이 커지고 내수가 침체하면서 일자리 창출능력도 둔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은이 소비와 투자, 수출 등 최종수요의 각 부문이 만들어내는 고용유발계수를 분석한 결과, 수출은 소비의 절반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수출의 고용효과는 4.0명으로 소비(7.5명)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투자(6.3명)에 비해서도 크게 낮았다.

수출의 고용유발계수는 시간이 갈수록 떠 빨랐다. 2020년 5.0명에서 2021년 4.4명으로 떨어진 후 4.0명으로 감소하는 데 불과 2년이 걸렸다. 이 기간 같은 금액을 수출할 경우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20% 감소한 셈이다. 이에 비해 소비는 2020년 8.4명에서 2021년 7.9명, 2022년 7.5명까지 2년간 0.9명이 감소해 같은 금액의 소비가 일어날 경우 고용을 창출하는 능력이 10.7% 감소하는 데 그쳤다.

다만 최종수요 3개 항목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고용유발 구성 비중은 2022년 22.0%로 2020년(19.8%)에 비해 2.2%p 늘었다. 같은 기간 소비는 57.6%에서 55.7%로 1.9%p 감소했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2.6%에서 22.3%로 0.3%p 줄었다. 수출이 단위당 고용유발계수는 소비와 투자에 비해 적지만, 전체 경제에서 대외거래 비중이 늘어나면서 고용을 만들어낸 비중은 더 커졌다는 의미다.

고용유발계수는 소비와 투자, 수출 등 최종수요의 각 부문에서 단위당(10억원) 얼마나 많은 고용을 창출하는지 산출한 지표이다. 이 지수가 갈수록 줄어든다는 의미는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 해외로 수출을 통해 기업이 돈을 벌어들여도 고용할 수 있는 인원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면활동이 위축되고 소비가 감소하면서 대외거래의 비중이 커졌던 기간”이라며 “우리 경제가 전반적으로 자동화 등에 따른 선진국형 산업구조로 이동하면서 고용유발 효과도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통계청이 지난달 말 발표한 ‘2024년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임금근로자 일자리수는 2083만9000개로 전년 동기보다 25만4000개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2분기(21만1000개) 이후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특히 20대 이하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했다. 10대와 20대 임금근로 신규채용 일자리는 올해 2분기 기준 145만4000개로 지난해 2분기(159만개) 대비 13만6000개(-8.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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