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기 낙관론·기술주 랠리에 뉴욕증시 신고가

2024-12-05 13:00:47 게재

12월 인하 기대·AI주 강세 등으로 상승

파월 연준 의장 “미 경제 놀랍도록 좋다”

미국 경기 낙관론과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뉴욕 3대 지수가 모두 신고가를 기록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미국 경제가 “놀랍도록 좋은(remarkably good) 상태”에 있다고 말하며 경기 전망 낙관론이 강화된 것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뉴욕증시 3대지수 신고가…다우 45,000대 마감·나스닥 1.3%↑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 등이 표시돼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3대 주요지수 모두 신고가를 기록하며 마감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8.51포인트(0.69%) 오른 4만5014.04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4만5000선 위에서 마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6.61포인트(0.61%) 오른 6086.4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54.21포인트(1.30%) 오른 1만9735.12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2만선까지 265포인트 가량만 남겨두고 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인 미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가 3분기 시장 기대를 웃돈 실적을 내고 향후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하면서 이날 10.99% 급등, 다우지수의 45,000선 돌파 마감을 견인했다. 반도체기업 마블 테크널러지도 ‘깜짝 실적’과 실적 전망 상향에 이날 23.19% 급등했다.

미국 11월 서비스업 업황은 예상치를 밑돌며 악화했으나 시장은 호재에 더 주목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 1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55.5에 못 미치는 결과다. 지난 10월 수치 56.0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의 11월 서비스업 PMI 확정치 또한 56.1로 시장 예상치 57에 못 미쳤다.

미국 민간 고용도 예상치를 밑돌며 전월과 비교해 둔화했다.

ADP는 11월 민간 고용이 14만6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결과다. 전월 대비 증가 폭도 둔화했다. 다만 11월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오르며 25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 경기 전망 낙관론이 강화된 것도 위험선호 심리를 키우며 증시 강세에 힘을 가세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뉴욕타임스(NYT) 주최로 열린 ‘딜북 서밋’ 행사에서 현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미국 경제는 강하고 지난 9월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해졌다”며 “노동시장도 나아졌고 노동시장의 하방 위험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연준의 양대 책무 중에 하나인 실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인플레이션은 아직 목표에 도달하진 못했지만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린 것이다.

실제로 미국 경제는 4분기에도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를 대표하는 지표인 ISM제조업 지수는 여전히 위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이를 ISM 서비스지수가 커버해 주고 있다”며 “ISM 제조업과 서비스지수 합성지수는 50선을 상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견조한 서비스경기가 미국 경제를 견인 중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시장의 호조와 더불어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도 양호한 미국 경제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도 미국의 경제활동이 지난 한 달간 소폭 증가했으며 기업들이 수요 전망에 관해 낙관론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스파르탄 캐피털증권의 피터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이 경제에 매우 긍정적이었고, 인플레이션에 진전이 있다고 언급했다”며 “이는 일반적으로 주식에 호재”라고 말했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 효과는 신용스프레드 급락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신용스프레드의 하락은 그만큼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양호해졌음을 의미한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자금을 원활히 조달하거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차입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영업활동은 물론 영업이익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더,

박 연구원은 “최근 다소 주춤했던 주요 빅 테크기업들의 주가 모멘텀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데도 미 연준의 금리인하 효과가 가계 및 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미 애틀랜타 연준의 4분기 GDP 성장률 추정치는 이달 2일 기준 전기 대비 연율 3.2%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편 파월은 또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우리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와 같은 기관적 관계, 가장 중요하게는 재무부와 가졌던 것과 같은 일반적인 유형의 관계를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장을 안심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이날 마감 무렵 22.5%를 기록했다. 25bp 인하 확률은 77.5%까지 확대됐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김영숙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