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7특임단장 “부대원 모두 피해자”
“김용현에 이용당해”
“모든 책임 제가 질 것”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진입했던 제707특수임무단을 이끌었던 김현태 제707특수임무단장(대령·육사57기)이 9일 기자회견을 통해 “부대원들은 전 국방부 장관인 김용현에게 이용당한 피해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전 8시 30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 단장은 “무책임한 지휘관 때문에 대원들을 사지로 몰았다”면서 “대원들은 많이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있다. 부대원들 한 명도 다치지 않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입장문을 미리 준비해 기자들 앞에 선 김 단장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제가 아는 모든 진실을 말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는 듯해 이 자리에 섰다”며 기자회견을 자청한 배경을 설명했다. 또 “저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휘관이다. 부대원들을 사지로 몰았다”면서 “전투에서 이런 무능한 명령을 내렸다면 전원 사망했을 것이다”라고 호소문을 읽는 동안 감정에 북받치는 듯 몇 차례 울먹이기도 했다. 김 단장은 또 “부대원들에게 국회의사당 출동을 지시한 게 저다.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197명의 현장 지휘관도 저”라면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부대원들은 이용당한 피해자이다.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해 청춘을 바치는, 대한민국 군과 평화를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아들과 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이 원망해달라. 하지만 절대 707부대와 부대원들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민주주의 법치주의 국가의 군인으로서 잘못에 대한 모든 책임을 다하고, 스스로 죄를 물어 사랑하는 군을 떠날 것”이라며 “꼭 그렇게 되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 달라”고 말했다.
호소문을 낭독한 후 기자들 질문을 받은 김 단장은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인지한 시점에 대해 “TV를 보고 알았다”면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으로부터 국회 출동 명령을 받은 시간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인 3일 오후 10시 30분경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곽 사령관의 최초 지시에 대해서는 “바로 출동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고, 바로 가능하다고 하자, 그러면 빨리 국회로 출동하라면서 헬기 12대가 올 거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출동 준비에 걸린 시간은 ‘20분~30분’으로 기억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