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구청장 탄핵지지 목소리
표결불참 비판하고
‘안전한 일상’ 약속
‘서울의 밤’에 이어 ‘탄핵의 밤’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야당 소속 기초단체장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의사당 앞 현장에서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을 비판하는가 하면 주민들이 열망하는 안전한 일상을 지키겠노라고 약속했다.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은 8일 “의총장에 숨어 알량한 정치적 목숨줄을 유지하려는 저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공유한다”는 글과 함께 ‘우리는 보수의 텃밭이 아니다’라는 손팻말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계엄해제 표결에 불참하고 탄핵소추에 반대할 ‘대구경북(TK) 지역구 의원 23인’을 향한 유권자 목소리를 담은 손팻말이다.
작성자는 “수치도 양심도 모르는 당신들을 대신하여 당신들의 몫까지 부끄러움과 죄스러움을 느끼는 TK의 딸”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며 “보수의 심장은 늙어죽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버지의 표는 자신의 표로 상쇄되고 어머니의 지지는 자신의 목소리에 묻힐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TK의 콘크리트는 TK의 딸들에 의해 부서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미경 구청장은 주요 글귀를 공유한 뒤 “탄핵 표결 불참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선택”이라고 국민의힘 의원들을 겨눴다. 그는 “역사는 여러분을 기억할 것”이라며 “역사에 부끄러운 선택 마십시오”라고 강조했다.
이순희 강북구청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김미경 구청장이 페이스북에 이 구청장과 함께한 사진을 공유한 즈음이다. 이 구청장은 “민심은 어느 누구도 넘어설 수 없는 가장 강한 힘”이라며 “그 힘이 하나로 모여 흔들림 없는 목소리를 내고 있음에도 애써 외면하는 이들이 있음에 참담한 심경”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민심을 외면한 책임은 반드시 따를 것이며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려는 의지와 연대는 결코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후 “모두의 삶에 힘이 되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위해, 어떤 어려움도 흔들림 없이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에 이어 이날에도 페이스북에 자신의 심경을 올렸다. 그는 “지금 이 시각 추위 속에서도 함께 국회 앞과 각 지역의 집회 현장을 지켜주고 계신 분들, 그리고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으로 며칠째 상황을 지켜봐 주고 계신 분들 앞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우선 밝혔다. 그는 “민심 위에 군림하는 권력은 존재할 수도 없으며, 존재해서도 안된다”며 “참담한 심경이지만 결코 무력해하진 않겠다”고 이었다. 정 구청장은 “계엄이 선포됐던 그 밤을 뜬 눈으로 지새웠던, 스스로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목소리를 내고 신념을 행동으로 옮겼던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일상을 되찾아내겠다”며 “그것이 ‘늘 곁에서 힘이 되겠다’는 제 약속을 지키는 길이라 믿고 나아가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