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력불안…올해 출력제한 83회

2024-12-09 00:00:00 게재

완도~제주 해저 전력케이블 98㎞ 연결

실시간 양방향 전송 … 전력예비율 30%

불안정한 제주도 전력수급 체계가 첨단기술 보급 등으로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9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제주도는 올해 들어 풍력 51회, 태양광 32회 등 총 83회의 출력제한을 단행했다. 출력제한이란 전력당국이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전력수요 감소량에 맞춰 발전기의 발전량을 줄이는 가동중단(출력제한) 조치다.

전력수요가 공급보다 많을 때 뿐 아니라 전력공급이 수요보다 많아도 대규모 정전(블랙아웃)과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전력계통에서는 단위시간당 전력의 수요-공급을 일치시켜 일정한 주파수와 송배전 수준에 맞는 전압을 유지해야 한다.

제주도는 2015년 이후 올해 11월말까지 622회(풍력 497회, 태양광 125회)의 출력제한을 단행했다.

제주도에는 산업체 수가 미미하고, 관광수요가 많다보니 햇볕이 없고,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는 오후 7시 전후 전력수요 피크가 발생한다. 그런데 이 시간엔 태양광 발전량이 없고, 풍력발전량도 적어 전력공급이 부족한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냉·난방수요가 많은 여름과 겨울철에 자주 겪는 일이다.

반면 낮시간 태양광 발전량이 급증하거나 밤 늦은시간 바람이 거세 풍력발전량이 증가하면 전력이 남아돌 때가 많다. 이런 현상은 봄·가을철이 심하다.

한국전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일 제주시 동제주변환소에서 동제주~완도 초고압 직류송전 시스템(HVDC) 건설사업 준공식을 가졌다.

동제주~완도 HVDC는 제주와 완도 사이 해저 98㎞를 잇는 세번째 전력케이블이다.

HVDC는 전력용 첨단 반도체소자를 이용해 교류(AC)를 직류(DC)로 변환시켜 전력손실과 전자파 발생없이 장거리 대용량 송전이 가능하다. 앞서 한전은 제주~해남 HVDC(1998년), 서제주~진도 HVDC(2014년)를 각각 준공했으나 전력 전송이 주로 단방향으로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육지에서 제주로 전력을 전송하다 제주에서 육지로 전송하려면 전원을 껐다가 약 6시간 후에야 역전송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에 준공한 동제주~완도 HVDC는 양방향 반도체 소자를 적용해 자유롭게 전압을 바꿀 수 있고, 실시간 전송방향도 조정할 수 있다.

즉 제주도에 전력공급이 넘치면 출력제한없이 그 전력을 육지로 보내고, 전력공급이 부족하면 육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제주도로 실시간 전송하게 된 것이다.

한전은 이번 사업을 통해 육지에서 제주로의 전력공급 용량이 360MW에서 600MW로 확대돼 전력공급 예비율이 14.3%에서 30.8%로 대폭 상승했다고 밝혔다. 또 HVDC 전력공급 용량 확대로 제주도내 비싼 발전기에서 생산된 전력구입량을 줄일 수 있어 연간 약 200억원의 전력구입비 절감이 기대된다.

전력계통 취약지역인 완도의 전력공급 선로도 환상망으로 구축해 전력공급 신뢰도 역시 증가했다. 전력공급 환상망은 여러 갈래로 공급이 가능하도록 만든 우회로를 말한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대용량 HVDC 기술 국산화에 가속도를 내고 에너지신기술의 실적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완도~동제주간 HVDC가 제주도 전력망 안정화를 신속히 이끌고, 정부의 무탄소 에너지 확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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