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친한-친윤, 원내대표 쟁탈전
추경호 사퇴, 12일 후임 선출
권성동·김성원 등 후보 거론
윤석열 대통령 탄핵 표결 불참에 대한 여론의 비판에 직면한 국민의힘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원내대표 자리를 둘러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금이 자리다툼할 때냐”는 비판까지 나올 판이다.
추경호 전 원내대표는 지난 7일 탄핵 표결이 무산된 뒤 사퇴했다. 의원들은 후임자가 마땅치 않다며 추 전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결의했지만, 추 전 원내대표는 9일 “사퇴 의사는 확고하다”며 돌아올 뜻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결국 당은 12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기로 했다. 10일부터 원내대표에 출마할 후보를 접수한다.
당 일각에서는 원내대표 경선이 자칫 집안싸움 양상을 띨 경우 여론의 비판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적임자를 추대하는 방식을 제안했지만, 뜻이 모이지 않고 있다. 친한(한동훈)과 친윤(윤석열)은 물밑에서 서로 “우리 편을 원내대표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친한에서는 지난 3일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김성원(3선) 의원을 유력하게 거론한다. 김 의원이 수도권(경기 동두천) 출신이고 소장파(51세)라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당초 김도읍(4선) 의원도 거론됐지만, 본인 의사가 불투명하다.
반면 친윤에서는 권성동(5선)·박대출(4선)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권 의원은 이미 2022년 원내대표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위기를 돌파할 리더십으로 평가받지만, 윤핵관 출신인 건 걸림돌로 지적된다. 나경원(5선) 의원도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유력 후보로 거명된다.
친한 인사는 9일 “여당이 탄핵 불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리다툼하는 모습을 노출하면 여론의 비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계파색이 강하지 않고, 위기를 돌파할 리더십을 갖춘 인물을 추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