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혈액 응고 증가시켜”

2024-12-11 13:00:03 게재

이동욱 교수·정재학 소장 연구팀

“성인 88.9% 미세플라스틱 검출”

건강한 성인도 88.9% 혈액 내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고 혈액 응고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전세계 바다에는 5조개 이상 미세플라스틱이 떠다니고 있으며 우리는 일주일에 약 5g(신용카드 한장에 해당하는 양)의 플라스틱을 섭취한다. 대부분의 섭취된 미세플라스틱은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지만 일부는 몸에 쌓인다.

미세플라스틱은 호흡기와 소화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와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조직 염증 세포 증식 △면역세포 억제 등의 물리적 독성을 유발하며 간질성 폐질환과 같은 심각한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 구체적인 근거를 밝히지 못해 추가 연구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매우 가치있다.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동욱 교수와 한국분석과학연구소 정재학 소장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36명에서 채혈한 피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검사하였다. 혈액 검체에 대한 전처리를 수행하고 환경 중 오염을 방지하며 ‘푸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법’을 통해 혈액 내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했다.

미세플라스틱은 연구 참여자의 88.9%에서 검출됐다. 검출된 사람들에게서 평균적으로 혈액 1 mL당 4.2개의 미세플라스틱 조각이 관찰됐다. 주요하게 검출된 플라스틱 유형은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스타일렌(PS)이었다.

냉장고 내에 플라스틱으로 된 식품용기가 50% 이상이라고 응답한 참여자에서 혈액 내 미세플라스틱이 유의하게 높게 검출되었다. 또한 혈액 내 미세플라스틱이 높은 사람들에서 염증 및 혈액응고와 관련된 지표가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이동욱 교수는 “최근 인간대상 연구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이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질환의 위험인자일 수 있다”며 “국내에서 혈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함을 밝히고 염증 및 혈액응고와 연관성을 제시함으로써 주요한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교수는 “생활 속에서 플라스틱 이용과 혈액 속 미세플라스틱 사이 관련성을 제시하므로써 잠재적인 노출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김규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