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가족과 함께 합니다”
열일 하는 대전가족센터
상담·1인 가구 지원 집중
“지난해 8월 직장 때문에 처음 대전에 왔는데 집과 직장만 다니다보니 누군가를 만난다는 게 어려웠어요.” 11일 밤 대전시 ‘2024 1인가구의 밤 홀로(HOLO)’ 행사장에서 만난 오 모(36)씨의 참가 이유다.
이날 행사는 대전시가 주최하고 대전시가족센터가 주관해 유성구 신세계백화점 아쿠아리움에서 열렸다. 홀로 크리스마스를 지내야 하는 젊은 1인가구들을 위한 행사로 남녀 각각 50명씩 100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5월 처음 대전에 왔다는 남성 참가자 윤 모(31)씨는 “나라가 지금 뒤숭숭하지만 여기에 오니 분위기가 좋아 나까지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고 말했다.
대전시가족센터는 지난해 처음 이 행사를 열었다. 1인가구의 정서적 안정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친밀도에 따라 차이가 있고 청년층의 가장 친밀한 관계는 연인이라는 점에서 착안했다. 호응은 컸다. 이후 확인된 커플만 13쌍이 나왔고 결혼소식도 들렸다.
이날 장호종 대전시 경제과학부시장은 “대전은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 많다”며 “만남이 중요한 만큼 대전시가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시가족센터는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합 후 2021년 명칭을 변경했다. 대전시와 정부의 지원을 받아 대전대 산학협력단에서 위탁운영하는 중간지원기관이다.
다양한 가족을 지원한다는 목표답게 가족 지원, 아이 돌봄, 다문화가족 지원, 1인가구 지원 등 대부분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특히 아이 돌봄 사업은 지난 5일 여성가족부가 주최한 ‘아이돌봄서비스 소통의 날’에 대전시가족센터 유성구 서비스제공기관이 도시형 1위를 차지했다. 2년 연속 수상이다. 현재 700여명 이상의 아이돌보미가 활동하고 있지만 갈수록 요청이 많아지고 있다. 아이돌봄사업은 돌보미가 집으로 직접 찾아가 개별 아이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돌봄을 하는 서비스다.
대전시가족센터는 최근 상담과 1인가구 지원 등에 집중하고 있다. 전문상담인력 외에 상담사 11명을 위촉했고 10개 상담소와 협업하고 있다. 대면상담뿐 아니라 메타버스에서도 상담을 한다. 신분을 드러내기 어려워하는 시민들을 위해서다. 대전8경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상담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인 가구 지원은 대전의 특수한 사정에서 비롯된다. 대전시는 17개 시·도 가운데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대전시 1인가구 비중은 39.4%로 전국 1위다. 2위는 서울시다. 대전시는 2020년 이후 4년째 1위를 하고 있다. 비중도 갈수록 커진다. 이날 행사도 이 같은 고민에서 시작했다. 1인가구 봉사단을 통한 사회관계 확대, 보듬매니저를 통한 병원동행서비스, 요리프로그램 등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김혜영 대전시가족센터 센터장은 “가족은 사회의 중요한 안전망”이라며 “모든 가족이 함께 행복하고 다양한 가족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