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후계 ‘디지털’ 전면에
장남 신중하, 대리 입사
10년 만에 임원 승진
교보생명의 신중하(사진) 데이터전략TF장이 그룹경영전략 담당임원(상무)으로 승진했다. 신 신임 상무는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의 장남이다. 2015년 계열사 대리로 입사한지 10년 만이다. 기업 사주 일가가 실무 경험을 거쳐 임원으로 승진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12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40대 초반인 신 신임 상무는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을 거쳐 2015년 교보생명 관계사인 KCA손해사정에 입사했다. 당시 직급은 대리. 중간에 미국에서 MBA 과정을 거쳤지만 한국으로 돌아와 교보정보통신(교보 DTS), 교보생명 등에서 디지털 관련 업무를 맡았다. 데이터분석 전문기업인 디플래닉스(교보DTS 자회사) 설립을 주도했고, 카이스트와 협력해 ‘KDK 미래보험 AI연구센터’ 문을 열기도 했다. 2021년 교보정보통신(현 교보DTS)으로 자리를 옮겨 디지털혁신(DX)신사업팀장으로 일하다가 이듬해 5월 교보생명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그룹디지털전환(DT)지원담당, 그룹데이터전략팀장을 맡으면서 그룹의 데이터 체계 구축 및 DT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수립함으로써 그룹내 DT 가속화를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입사 4년이 된 신 의장의 차남 역시 자회사에서 디지털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신중현 실장은 교보라이프플래닛의 디지털전략실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전업 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 4월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전략팀을 ‘실’로 확대·개편했다. 신실장은 미국과 영국에서 공부한 뒤 일본 금융기관을 거쳐 교보라이프로 자리를 옮겼다.
신 의장은 평소에 "자녀도 경영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후보가 될 수 있지만 충분한 경영능력을 갖추려면 오랜 시간과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며 자녀가 아닌 임직원에도 CEO자리를 열어둘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해 왔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