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TF 자산 15조달러 돌파…올해 1조7천억달러 유입
뮤추얼펀드는 3년간 2조달러 줄어
올해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자산이 15조달러로 급등했다. 반면 뮤추얼펀드는 지지부진했다. 자산운용업계 지도가 재편될지 관심이 쏠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금융리서치업체 ‘ETFGI’를 인용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올해 ETF에 1조700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지난해 대비 ETF 자산이 30% 늘었다”고 전했다. 미국은 ETF 신규자금 유입의 중심지였다. 1조달러 이상 유입됐다.
1990년대 초 패시브 ETF가 출시된 이후 현재는 액티브 ETF, 국채·회사채에 초점을 맞춘 ETF 등 다양한 전략을 갖춘 ETF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전통적으로 뮤추얼펀드가 지배하던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컨설팅기업 ‘세룰리 어소시에이츠’ 상품개발 담당 다닐 샤피로는 “ETF 상품구조는 투자관리업계에 보편화하고 있다”며 낮은 수수료, 혁신적 전략, 광범위한 포트폴리오 수용 가능성 등을 장점으로 거론했다.
블랙록과 뱅가드, 스테이트스트리트는 3대 ETF 제공기업들이다. 미국 S&P500지수를 추종하는 거대 ETF를 운용한다. 다른 지수를 추종하는 ETF 역시 인기다. 테슬라부터 반도체 주식, 비트코인까지 베팅할 수 있게 하는 레버리지 ETF가 그렇다.
투자자들이 증시 개장시간 동안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ETF를 선호하면서 뮤추얼펀드 자산은 지난 3년 동안 약 2조달러 줄었다. ETF 역시 미국에선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매력도를 높이는 이유다.
뮤추얼펀드 자산은 순유출 상황이지만, 여전히 ETF보다 규모가 크다. 운용자산만 21조6000억달러에 달한다. 뮤추얼펀드는 특히 은퇴자들의 자산 불리기 전략과 관련해 인기가 높다.
투자기업협회(ICI) 수석이코노미스트 셸리 안토니윅츠는 “자산운용사들이 뮤추얼펀드와 ETF 모두 이용가능한 전략으로 균형을 맞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30곳 이상 자산운용사들은 미국 규제당국에 “ETF 주식군을 기존 뮤추얼펀드에 편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뱅가드가 창안하고 활용하는 방법이다. 허용된다면 투자자들은 뮤추얼펀드에서 ETF로 손쉽게 익스포저를 전환할 수 있게 된다. 세룰리 어소시에이츠의 샤피로는 “내년 1월 취임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규제 철폐에 적극적이다. 업계의 낙관론이 크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