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사, 해외서 잇달아 10억달러 조달
현대캐피탈·롯데카드 “내년 상반기 이후가 문제”
내란 시도 여파에도 불구하고 국내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이 해외에서 자금 조달에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내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최근 7억달러(9800억원)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다. 현대캐피탈은 2002년 처음으로 ABS를 발행했는데 이번이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ABS 발행에는 프랑스 금융기업 ‘소시에떼 제너럴’(Societe Generale)과 ‘미쓰비시 UPJ 파이낸셜그룹’(MUFG) ‘싱가포르개발은행’(DBM) 등이 참여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ABS 발행을 통해 안정적인 자금 조달 기반을 확립하고,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의 신뢰도를 한층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뒤 이어 롯데카드도 3억달러(약 4200억원 규모) 규모 해외 ABS 발행에 성공했다. 롯데카드 ABS에는 BNP파리바은행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번에 발행한 ABS 평균 만기는 3년으로 롯데카드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롯데카드는 “환율과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 요인을 제거했다”며 “국내 회사채 발행과 비교해 경쟁력 있는 금리수준”이라고 말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여전사들은 국내외에서 자금을 조달한 뒤 이를 운용해 수익을 거둔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수록 이익 폭을 늘릴 수 있다.
다만 이번에 조달한 10억달러의 경우 오랜 기간 글로벌 금융업체들과 협의했다는 점이다. 12.3 내란 사태 이후 국제시장에서 대외신인도평가가 하락할 조짐이 커지자 여전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발행한 ABS은 계엄 사태 이전 확정된 것들로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매우 커져 해외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해외 자금 조달은 기업의 신용도와 대외신인도 모두 보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