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명태균 ‘황금폰’ 확보

2024-12-13 13:00:02 게재

윤 대통령 부부 통화 저장 추정

‘파장 우려, 계엄 선포’ 추측도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사용했던 이른바 ‘황금폰’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휴대폰에는 윤 대통령 부부는 물론 여러 유력 정치인 등과의 통화 녹음이 저장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검찰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방검찰청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전날 명씨의 과거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를 명씨측으로부터 제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제출받은 휴대전화와 USB는 지난 9월 수사가 본격화되자 명씨가 처남을 통해 숨기도록 했던 것들이다.

명씨와 처남은 초기 검찰 조사에서 이들 기기를 이미 폐기했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은 이들이 핵심 증거물인 휴대폰 등을 제3의 장소에 숨겼다고 보고 명씨를 정치자금법과 함께 증거은닉교사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실제 명씨는 구속에 앞서 변호인을 통해 ‘황금폰 제출’을 빌미로 불구속 수사를 보장해주면 황금폰을 제출하겠다며 구명로비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명씨 변호인은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명씨 변호인은 지난 2일 “만일 명씨가 이른바 ‘황금폰’을 가지고 있다면 검찰이 아닌 국민이나 재판부, 민주당에 제출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이 확보한 명씨의 휴대전화 3대 중 핵심 증거로 꼽히는 것은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사용한 휴대전화다. 이때는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치러진 시기다. 명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은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명씨는 2022년 대선 과정에서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제공한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실제 윤 대통령이 명씨와 통화에서 “(공관위에)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하는 육성녹음이 공개되기도 했다.

공교롭게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시점은 검찰이 명씨를 구속 기소한 직후여서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명씨에 대한 수사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가 주고받은 통화와 메시지 등이 공개될 경우 파장을 우려한 윤 대통령이 계엄을 발동하게 됐다는 얘기다.

검찰은 명씨 휴대전화에 윤 대통령 부부를 포함해 유력 정치인 등과 연락을 주고받은 증거와 녹취 등이 있을 것으로 보고 포렌식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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