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후폭풍 휩싸인 국민의힘…최고위 붕괴 위기
장동혁 등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전원 사퇴 … 당헌상 최고위 해산
한 “직무 수행할 것” … 16일 차기 지도부 논의, 비대위 전환 유력
분당 전망은 엇갈려 … “오월동주 안 돼” “탈당하기엔 자산 부족”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뒤 국민의힘은 극도의 혼란에 휩싸였다. 당 지도부가 붕괴될 위기에 놓였다. 일각에서는 친윤과 친한으로 나뉘는 분당 시나리오도 제기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14일 탄핵안 가결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장동혁·김민전·인요한 최고위원과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등 4명이 사퇴했다. 원외인 김재원 최고위원도 SNS를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친한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도 자의로 물러났다. 당헌상 선출직 최고위원 4명 이상이 사퇴하면 최고위원회는 해산되고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된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거수로 당 지도부 총사퇴를 결의하기도 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 총사퇴 결의가 있었다”며 “차기 지도부 체제는 월요일(16일)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한 대표는 아직 사의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 대표는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저는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직 고수 뜻으로 해석된다. 16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한 대표의 거취와 비대위 전환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만약 한 대표가 물러난다면 윤핵관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친윤으로선 7.23 전당대회 이후 5개월 만에 당권을 탈환하는 셈이 된다.
친윤과 친한이 갈등 끝에 분당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한 대표와 친한이 당을 뛰쳐나간다는 것이다. 친윤과의 세대결에서 역부족임을 절감한 한 대표와 친한이 국민의힘을 떠나 제3당으로 내년 조기 대선에 도전한다는 시나리오다. 어차피 탄핵 표결에서 확인된 국민의힘 세력 구도상 한 대표가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한 대표가 탈당을 감행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내일 탄핵 가결이 되면 분당의 길로 간다 그렇게 예측한다”며 “도저히 친윤과 한동훈은 오월동주도 안 된다. 동침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분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두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우선 보수정당에서 탈당과 창당이 성공한 전례가 없다는 것이다. 2016년 박근혜 탄핵 직후 새누리당 비박(박근혜) 의원 31명이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지만, 결과적으로 정치적 실패를 맛보았다. 김경진 전 의원은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분당 가능성과 관련 “가능성 제로다. 왜냐하면 이게 나가면 다 그냥 3당, 4당이 소멸했던 전례가 워낙 한국 정치 역사상 분명하기 때문에 어느 쪽도 이제는 그 당 안에서 싸우지, 나가는 건 없다”고 단언했다.
한 대표와 친한이 탈당을 감행하기에는 정치적 자산이 너무 빈약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 대표의 차기대선 지지율은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다른 여권 대선주자들을 압도하지 못한다. 친한 의원들은 20여명으로 추산되지만 탄핵 표결 과정에서 한 대표 뜻을 좇아 반대표를 던진 건 9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친한 의원들의 결속력이 약하다는 반증으로 꼽힌다. 더욱이 친한 의원 절반 가까이가 비례대표다. 비례대표는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기 때문에 탈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