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 1/3, 트럼프 관세로 물가 0.5~1.0% ↑ 예상
22%는 ‘1.0~1.5% 오른다’ 전망
FT-시카고대 설문조사 결과
경제학자 3명 중 1명은 트럼프발 관세인상으로 미국 물가가 0.5~1.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22%는 1.0~1.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시카고대 부스경영대가 이달 11~13일(현지시각) 46명의 주요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대로 중국에 60%, 모든 나라에 2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1년 뒤 소비자물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설문조사한 결과 33%(15명)이 ‘물가가 0.5~1.0%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 22%(10명)는 1.0~1.5%, 20%(9명)는 1.5~2.0%, 11%(5명)는 2.0~2.5% 상승을 예상했다.
경제학자들은 또 내년 미국 연방기금금리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FT-시카고부스의 9월 조사에서 경제학자 대다수는 내년말 미국 기준금리가 3.5% 아래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달 조사에선 대부분이 3.5%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이번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예상대로 0.25%p 인하한다면 정책금리는 4.25~4.50%가 된다.
연준 경제학자 출신으로 현재 존스홉킨스대 교수인 조너선 라이트는 “지난 몇달간 노동시장 하방 리스크가 약화되고 인플레이션 하락세는 멈춰선 것으로 보인다”며 “연준이 금리를 서둘러 인하할 환경은 확실히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 재무부 출신으로 현재 조지워싱턴대 교수인 타라 싱클레어는 “현재 상황은 연준이 이달 금리를 인하할 경우 내년엔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는 쪽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나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0%)에 되돌아간다는 확신이 있기까지 연준이 계속 제한적인 영역에 머무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식음료·에너지 제외)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80% 이상은 2% 아래로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9월 조사에선 35%만 그같은 입장이었다. 향후 12개월 PCE 예상치 중간값은 9월 조사에서 2.2%였지만 이달 조사에선 2.5%로 올랐다.
한편 경제학자들은 미국경제 전망에 대해 낙관론을 유지했다. 실질 GDP 성장률 중간값은 9월 조사에서 2%였지만 이달 조사에선 2.3%로 상승했다. 경기침체 우려 또한 멀어졌다. 경제침체가 아무리 빨라도 2026년 3분기나 돼서야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가 절반을 넘었다.
싱클레어는 교수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트럼프 정책은 경제성장에 역효과를 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와 연준 제롬 파월 의장 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물가에 인상 압력을 가하는 트럼프정부 정책을 상쇄하기 위해 연준이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 할 상황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트 교수는 “연준이 과거에 비해 인플레이션에 더 초조해질 수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연준은 물가상승이 가시화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그같은 태도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