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채권펀드에 6000억달러 이상 유입
역대 최고치
글로벌 투자자들이 올해 채권펀드에 6000억달러 넘게 투자했다. 역대 최고치다. 금융데이터 제공업체 ‘EPFR’에 따르면 이달 중순 현재 선진국·신흥국 채권펀드에 6170억달러가 유입됐다. 이전 최고치인 2021년 5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로이터통신은 17일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낮추면서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채권에 눈을 돌렸다”고 전했다. 블랙록의 유럽·중동·아프리카 채권전략책임자 바실리키 파차투리디는 “20년래 이런 수준의 채권 유입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모닝스타 다이렉트에 따르면 올해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했다.투자자들은 지난달까지 350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런던정경대 금융학 교수인 마틴 옴케는 “ETF를 통해 투자자들은 이전에는 거래하기 어려웠던 채권 등 여러 자산에 접근할 수 있다”며 “회사채와 달리 ETF는 훨씬 더 유동적인 형태로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패시브 펀드의 양대 산맥인 블랙록과 뱅가드가 그 혜택을 톡톡히 누렸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블랙록의 iShares 채권 ETF에는 올 1~10월 1100억달러가 유입됐다. 뱅가드 채권펀드에는 약 1200억달러가 유입됐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ETF를 포함한 인덱스상품에 투입됐다. 핌코도 약 460억달러를 채권펀드에 유치했다.
주식의 경우 미국과 유럽 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6700억달러가 유입됐다. 높은 수익률과 적은 위험을 자랑하는 머니마켓펀드(MMF)는 1조달러 이상을 끌어들이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내년에는 채권펀드 자금유입이 둔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감세·규제완화 공약으로 미국 주식으로의 자금유입이 급증하면서 채권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PFR과 TD증권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이후 4주 동안 미국 주식형펀드에 1170억달러가 유입됐다. 글로벌 채권으로 유입된 270억달러의 4배가 넘었다.
투자자들은 회사채 가격이 더 상승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스웨덴 은행 SEB의 글로벌 자산배분 책임자 칼 해머는 “채권 수익률(가격과 반대로 움직임)이 현재보다 훨씬 낮아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