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헤알화 가치 급락 왜?

2024-12-20 13:00:19 게재

재정-통화정책 충돌

올해 브라질 헤알화가 끝모를 추락을 하고 있다. 주요 신흥국 통화 중 가장 안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달러당 6.3헤알로 연초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최근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브라질중앙은행이 여러차례 개입했음에도 헤알 매도세를 막지 못했다.

헤알화 급락은 재정정책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브라질 룰라정부는 공무원 급여인상 상한선을 제시하며 재정긴축에 나서겠다는 뜻을 표했다. 하지만 동시에 재무장관 페르난도 하다드는 중산층과 저소득층에 대한 세금감면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엇박자를 냈다. 투자자들은 룰라정부 재정건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브라질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0%, 정부부채는 GDP의 9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브라질중앙은행은 환율방어를 위해 30억달러 이상 외환을 허물었지만, 소용 없었다. 많은 신흥국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따라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있지만, 브라질중앙은행은 올해 9월 이후 3차례 기준금리를 올려야 했다. 특히 이달 11일에는 금리를 1.00%p 금리를 인상했다. 투자자들은 브라질이 내년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브라질 2년만기 국채 금리는 15%를 넘었다. 1년 전 한자릿수 금리에서 크게 상승했다.

통화긴축 정책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금융시장은 재정정책을 긴축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지만, 브라질정부는 이를 꺼리고 있다. 골드만삭스 중남미 리서치헤드인 알베르토 라모스는 “어떻게 현 상황에 이르렀고, 난국을 헤쳐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브라질은 알고 있다”며 “손놓고 기다릴수록 리스크가 커진다.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위기 징후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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