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유전자분석으로 55년 전 헤어진 모녀 찾아줘

2024-12-20 13:47:41 게재

강남서에서 ‘기적 같은 상봉’

경찰이 유전자 분석을 통해 2살 때 가족과 헤어진 후 50여 년간 떨어져 살았던 여성의 가족을 찾아줬다.

20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2살 때 어머니, 형제자매와 헤어져 55년을 따로 살았던 A씨가 가족을 다시 만나는 상봉이 있었다고 밝혔다.

강남서에서 있었던 ‘실종아동 가족 상봉’에는 A씨와 헤어졌던 91세 어머니 B씨, 언니 오빠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A씨 아들도 함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생활고로 인해 2살 때인 1968년 집을 떠나 서울 성동구 지인의 집에 맡겨졌다. 이후 지방으로 기사를 갔고 또다시 지인의 친척집에 머물게 됐다. 그러면서 A씨는 가족과 연락이 끊겼고 주민등록번호와 성씨도 바뀌게 됐다.

성년이 된 A씨는 시간이 흘렀지만 가족을 찾겠다는 열망에 지난 2019년 3월 강남서를 찾아 실종자 신고와 함께 유전자 등록을 했다.

어머니 B씨도 어릴 적 헤어진 딸을 잊지 못하고 올해 5월 포항남부경찰서에 유전자 등록을 했다.

이를 확인한 경찰은 지난 8월 A씨 유전자를 재채취하고 아동권리보장원 협력을 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유전자 분석 대조를 통해 마침내 가족 관계를 확인했다.

상봉 행사에서 A씨는 “꿈에도 그리던 어머니와 가족을 유전자 분석 덕분에 기적처럼 찾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어머니 B씨도 “살아생전 잃어버린 딸의 얼굴을 볼 수 있을까 날마다 기도했는데 경찰 덕분에 찾게 되었다”며 “다른 실종자 가족에게도 이 소식이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박광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