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WHO 수장 있는 예멘공항 공격
유엔 대변인 “우려스럽다”
“사전에 미국에 공습 통보”
이스라엘 국방부는 26일(현지시간) 전투기들이 예멘 전역의 여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 중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수장이 비행기에 탑승하려던 예멘 최대인 사나공항도 포함돼 있다.
26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예멘의 후티 반군이 사용하는 군사 기반 시설을 겨냥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이 무장단체는 몇 달 동안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해 왔으며, 그 중 두 발은 지난 주에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뚫고 들어가 피해와 부상자를 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비행기에 탑승하려던 공항이 폭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의 비행기 승무원 중 한 명이 이스라엘 공격으로 부상을 입었다고 엑스(X)에 올린 글에서 말했다. 그는 자신과 유엔 동료들은 안전하지만 “우리가 있던 곳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활주로 등이 손상되었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예멘에 억류된 유엔 직원들의 석방을 협상하고 인도주의적 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예멘에 머물고 있는데, 자신과 그의 팀은 공항이 수리될 때까지 발이 묶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사무총장 스테파니 트렘블레이 대변인은 26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해 “특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해 최소 3명이 숨지고 12명 이상이 다쳤다”며 “유엔 사무총장은 예멘과 이스라엘 사이의 긴장 고조를 규탄한다. 오늘 예멘의 사나 국제공항, 홍해 항구, 발전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이 특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을 시작했을 때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이 공항에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예멘 수도 남쪽의 헤자즈 발전소와 예멘 서부 해안의 라스 카나티브 발전소도 표적으로 삼았다. 또한 후티 반군이 무기 등을 밀반입하는 데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해안의 항구 두 곳도 타격했다.
후티 반군은 예멘의 많은 지역을 장악하고 있으며, 가자 지구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래 이스라엘과 홍해에서 서방 선박 및 해군 함정을 자주 공격해왔다. 이 단체는 자신들의 공격은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연대하기 위한 것이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중단하면 중단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스라엘은 예멘에 대한 공격이 실행되기 전에 미국에 알렸다고 이 문제에 정통한 한 이스라엘인이 익명을 조건으로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미군은 이번 공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 미군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작전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공습이 시작되기 전에 미국에 공습 사실을 통보했다고 확인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