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 추구만을 위해 번식장에서 개를 잔혹하게 학대한 사람들을 보면 인간의 욕심이 추악하고 잔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검찰 관계자도 놀란 반려견 학대가 드러났다.

29일 수원지방검찰청 형사2부(정현승 부장검사)는 지난 27일 경기도 화성시에 개 번식장을 차린 뒤 잔혹하게 학대한 업체의 대표 A씨를 포함한 운영진 5명을 동물보호법·수의사법·건축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외에도 해당 업체 직원 5명을 수의사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친인척 관계인 A씨 등 운영진은 2023년 6~7월 병든 어미에게서 상품가치가 있는 새끼를 꺼내기 위해 개의 복부를 절개해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또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상품가치가 없는 노견 15마리에게 근육이완제를 투여해 안락사시킨 혐의도 받는다.

대표 A씨는 이밖에 용도 변경 허가 없이 사육시설을 운영하고, 동물생산업 변경 허가 없이 시설을 증축한 건축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운영진과 가족 관계인 직원 5명은 병원비 절감을 위해 수의사 면허 없이 백신·항생제 등 의약품을 개에게 투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에서 이 업체는 2013년부터 번식장을 운영하며 잔혹한 수법으로 반려견을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물생산업 허가 당시 400마리였던 개들은 조사 당시 1400여 마리까지 늘어나 있었다. 3.3㎡(1평) 남짓 공간에는 15마리가 밀집돼 사육됐다. 20마리가 겨우 들어갈 철장에는 60여 마리가 갇혀있었고 사육용 우리는 3단으로 쌓여 있었다. 냉동고에서는 신문지에 싸인 사체 100여 구가 발견됐고 일부는 업체 뒷산에 매립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동물보호단체의 현장 단속을 거쳐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넘겨받아 추가 수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비싼 가격에 경매로 판매되는 미니 시츄, 미니 말티스, 극소형 푸들, 포메라니언 등 유행 견종 생산을 위해 사료를 최소한 공급해 반려견이 저혈당, 영양결핍 등 만성 질환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실태를 확인했다.

검찰은 “증거 분석과 전문가 의견 청취를 통해 개 번식업체의 수익창출 방식과 유통 구조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수사에 따르면 이 업체는 “1년 6개월이면 투자금을 상회하는 고수익이 보장된다”며 투자자를 모집해 1인당 1억원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확인된 투자자만 15명으로 이들에게 약 20마리씩 모견을 배정한 뒤 업체에서 개를 관리하고 새끼를 낳아 판매하면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검찰은 “투자자 일부는 직원처럼 번식장에 가서 관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개가 학대받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담했다는 의미다. 검찰은 “가족 기업의 폐쇄성, 운영진과 투자자 모두가 수익 창출만 추구하는 계약 등 구조적 원인이 있었다”며 “(이로인해) 잔혹하고 엽기적인 운영 실태가 10년간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대량 생산·판매로 인한 번식장의 조직적 동물학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은 거래 대상이 아니라 소중한 생명을 품는 선택이라는 문화와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반려동물 생명과 안전을 경시하는 동물학대사범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